中등 개도국수출때 빈발 정상적 신용장거래 필수PC생산업체인 S전자는 PC방을 개업하려는 중국업체와 계약을 맺고 30만 달러 상당의 PC를 외상으로 수출했으나 수출대금을 돌려 받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무역업무에 서투르고 수출실적에 급급한 일부 중소기업들이 중간 거래상만 믿고 외상으로 수출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1일 수출보험공사 경기지사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수출사고로 인한 보험금 지급은 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수출보험공사 인천지사도 이 같은 사례가 올 들어 9월말까지 52건에 총 74억원으로 중국 등 개발도상국 수출에서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중간 거래상에 모든 수출입업무를 맡기고 있는 중국 무역의 경우 늘어나는 수출량에 비례해 사고 역시 빈발해 업체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수원의 전자부품 생산업체인 K전자도 중국 북경의 수입업자와 30일 후 대금을 받는 조건으로 3만달러 상당의 전자부품을 수출했으나 중국의 수입업체의 자금사정 악화와 중간 거래상의 책임회피로 수출대금을 고스란히 떼일 형편이다.
공장설비 파이프 생산업체인 인천 M사의 경우도 지난해 11월 중국 수입상을 통해 신용장 없이 계약서만 체결하고 파이프 10만달러 어치를 중국에 수출했으나 10개월이 넘도록 수출대금을 못 받고 있다.
지난 6월까지 대금을 주겠다던 수입상은 갑자기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계속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사소한 계약상의 실수나 모호한 계약내용으로 인한 피해도 크게 늘고 있다.
섬유원단 수출업체인 H사도 지난 연말 방글라데시 거래상과 1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맺고 물품을 보냈으나 '어음상의 신용장번호가 기재되지 않았다'는 사소한 이유로 대금결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심지어 한국의 영어명칭을 'Republic of Korea'가 아닌 'RㆍOㆍK'로 표시했다고 꼬투리를 잡는 경우도 있다"는 하소연 했다.
또 이 같은 사례는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남미나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서 많아 나타나고 있다. 대구지역 섬유수출업체인 J사의 경우는 지난 7월 중간거래상인 브라질 교포 바이어 4곳 가운데 3곳이 부도 등으로 문을 닫아 수출 대금 5억2,000만원을 고스란히 떼였다.
또 S실업도 올초 역시 브라질 현지 교포 바이어 4명에게서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5억4,000만원을 손해보는 등 올들어 지역 업체 7개사가 브라질에서만 모두 18여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김시균 수출보험공사 경기지사장은 "중국은 물론 어느 국가와도 정상적인 신용장 없이 거래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또 계약서 작성시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국가기관을 이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충고했다.
김진호기자
김인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