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0한국산업 IDC] 과당경쟁 지양 "이젠 품질로 승부"

[2000한국산업 IDC] 과당경쟁 지양 "이젠 품질로 승부" 고객만족시설 55%·서비스 38%·관리 25% 그쳐 두루넷은 최근 분당에 건축중인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한국통신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 건물은 지하1~지상6층, 1만평 규모의 IDC 전용건물로 두루넷이 IDC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두루넷이 IDC사업에서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 이유는 간단하다. 업체 난립에 따른 과당 경쟁으로 이익 실현 시점이 멀어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관련기사 올초까지만 해도 IDC사업은 장밋빛으로 충만했다. 인터넷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너도나도 이 시장에 진출, 벌써 30여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닷컴 기업의 위기론이 고개를 들면서 수요는 대폭 줄었다. 안그래도 적자에 허덕이던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저가 공세에 고객사 빼내기 등 과당 경쟁을 펼쳤다. 업체들의 출혈 경쟁은 필연적으로 수익성의 악화를 가져온다. 이는 가장 중요한 시설투자를 가로막고 다시 품질 저하, 저가 경쟁,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IDC사업은 이제 갓 2년이 됐을 뿐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많은 문제를 노출하며 기로에 서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터넷 산업의 근간이며 국가 기간 산업인 IDC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품질과 서비스를 확충해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 만족은 모든 사업의 기본이요 키워드다. 하지만 IDC업계는 그동안 별로 신경을 쓰지 못했다. 최근 모 업체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요 고객사가 IDC의 전체적인 서비스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한 것은 40%가 채 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시설에 대한 평가는 55%가 만족한 반면 서비스 품질의 만족도는 38%, 서버의 관리 운용에 대한 만족도는 25%에 불과했다. 국내 IDC업체들의 서비스 수준이 고객의 기대 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것이다. 증권사의 서버가 다운돼 데이트레이딩을 못하게 되거나 포털 업체의 웹사이트가 뜨지 않는다면 이는 정말 큰 일이다. IDC 고객의 시각이 이처럼 품질과 서비스에 집중돼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IDC업계는 올들어서만 벌써 몇번째 사고를 쳤다. 지난 7월에는 일부 IDC가 해킹을 당한 적도 있었으며 지난 10월에는 무정전전원장치(UPS)로 중무장한 IDC에서 정전사고가 나기까지 했다. IDC사업이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품질 개선이 선결 과제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IDC 등급제'의 도입을 적극 추천한다. 이는 정부가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이를 기준으로 IDC의 등급을 정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이 개발되면 IDC업계의 경쟁을 기존의 가격 중심에서 품질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바꿔나갈 수 있다. IDC 입주때 보안서비스를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규정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여러 대의 서버가 백본에 걸려있는 만큼 다른 서버에도 영향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이 시행하고 있거나 추진중인 몇몇 서비스도 눈여겨볼만 하다. IBR은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서비스 품질 보증제(SLAㆍService Level Agreement)를 시행했다. 이는 서비스 제공자가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보장하고 그 이하의 서비스가 제공될 경우에는 보상을 실시하는 제도로 미국 등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제도다. IBR의 서비스 품질 보증제에는 접속 단절, 속도, 패킷 손실, 전원 공급 등 서버 운영과 관련된 중요 사항과 장애 발생 때 통지 시간, 설치 기간 등 기초적인 사항이 단계별로 규정돼있다. 예를 들어 전원 공급은 100%, 접속 단절은 99.9%까지 품질을 보증한다. 이를 위해 테스트를 5분 단위로 실시, 2회 이상 단절 현상이 나타나면 장애시간 만큼 보상을 해준다. 또 가입업체가 대역폭 확장을 신청하면 24시간 내에 설치 완료하며 장애 발생 통보는 15분 이내로 정하고 이를 어기면 보상을 해준다. 요금 종량제도 고객 입장에서 볼 때 당연한 서비스다. 요금종량제는 고객사 서버의 트래픽을 분석, 고객이 실제로 사용한 만큼 요금을 매기는 방식으로 시간에 따라 트래픽량이 크게 변하는 업체에게 특히 유용하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사업을 시작한 KIDC는 고객의 데이터를 근본적으로 백업할 수 있는 백업 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모든 IDC업체는 백업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하지만 같은 IDC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지진이나 화재 등으로 건물 자체가 망가지면 대책이 없다. KIDC가 준비하는 백업 센터는 IDC센터와 별도로 다른 건물에 들어선다. 기본 백업과 물리적인 백업을 함께 하는 이중 개념이다. 이는 특히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 필요하다. 고객 신상정보나 예금 잔고 등 중요한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이중 백업이 필수적이다. 시장 상황이 꼭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닷컴 기업들은 최근 몇 개월간의 신규 사업 등록 하락세에 종지부를 찍고 지난달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많은 트래픽이 필요해 전용선으로는 운영이 어려운 방송 솔루션 업계가 내년에는 크게 활성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2002년에는 디지털 TV가 본격 시작해 기존 공중파 방송 뿐만 아니라 각종 방송 업체들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품질과 서비스를 확충하면 고객은 만족한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업체는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업체는 도태될 것이다. IDC사업 3년째인 내년의 화두는 고객 만족이다. /정보통신부 박민수 차장 minsoo@sed.co.kr 정문재 기자 timothy@sed.co.kr 한기석 기자 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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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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