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당은 유가족과의 두 차례 만남에서 '8·19안'을 토대로 대안을 마련했고 그래서 새누리당에 만나자고 하는 것"이라며 "이번에 마련된 복안은 새누리당이 그간 주장해온 법의 테두리 안에 있어서 얼마든 협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8·19안은 세월호 특별법 2차 합의안으로 1차 합의안에 포함된 특별검사 추천위원(전체 7명) 중 여당 몫 2인에 대해 새정치연합과 유가족의 사전동의를 받도록 하는 수정안이다. 특검 추천위원은 1·2차 합의안에서 △새누리당 2인 △새정치연합 2인 △법무부 차관 △대법원 행정부처 차장 △대한변협 회장 등 7인으로 구성되도록 협의된 바 있다. 결국 수사권과 기소권을 진상조사위원회에 부여할 수 없다는 새누리당의 입장을 수용하면서도 특별검사 추천위원회 구성을 보완해 세월호 유가족 측이 만족할 만한 대안을 찾는 수준에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유가족 측이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게 되면 국회 정상화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세월호 특별법 합의 없이는 국회 일정에 참여할 수 없다며 국회 일정을 거부해온 만큼 특별법 합의안이 마련되면 국회 의사 일정 협의에서부터 국정감사 일정, 증인 채택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최종 합의안 도출에 실패할 경우 30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역시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야당 입장에서는 유가족도 동의하는 최종 합의안이 나온다면 국회 정상화에 모든 의원이 동의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유가족과 새정치연합이 물밑에서 조율한 최종안을 새누리당이 수용하지 못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같은 국회 정상화 여부는 3자회담 이후 진행된 새정치연합 의원총회 결과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강경파 의원들이 특별법 제정 없이 등원에 나설 수 없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강기정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는 양 손바닥이 마주쳐야 한다. 만일 한쪽만 손뼉을 치겠다고 하면 마음대로 치라고 놔두면 된다"며 "지금 우리가 동의하지도 않는데 본회의장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며 등원 반대론을 펼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종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다 하더라도 새정치연합이 국회 정상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내놓고 있다.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파행 등에 대한 모든 비난이 새정치연합에 쏟아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국회 일정에 협조하면서 원내투쟁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이미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야가 협상안 도출에 실패한다면) 오늘 의원총회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강력한 원내투쟁으로 방점이 옮겨지지 않겠느냐"고 말해 국회 일정 보이콧보다는 원내투쟁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