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신사업 위해 알짜 매각 승부수" 불구 업계선 "대규모 자금 시급 신호" 분석

■ 웅진 주력사 '코웨이' 판다




웅진그룹이 캐시카우이자 그룹 주력사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려는 것은 그만큼 대규모 자금이 시급하다는 시그널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웅진측은 태양광 분야에서 글로벌 톱3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돈 잘버는 주력 기업을 버리고 아직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는 신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에 업계ㆍ시장 관계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특히 시장 일각에서는 신사업 대상이 태양광인 것에 대해 강한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태양광 시장은 최근 침체에 빠져 있기도 했거니와 이미 중국이 이미 세계 수위권의 생산능력을 확보, 레드오션이라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상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룹의 캐시카우를 팔아 태양광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웅진코웨이는 인수합병(M&A) 프리미엄이 붙겠지만 웅진그룹은 장기적으로 괜찮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그동안 시중에 떠돈 자금난 등이 매각을 결정하게 된 배경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미 막대한 투자가 진행된 태양광 사업이 부진하고 건설경기 침체로 지난 2007년 인수한 극동건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는 웅진코웨이 지분을 활용한 자금조달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웅진그룹은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약 1조원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 인수 등으로 늘어났던 부채를 대폭 축소, 그룹의 재무 건전성과 신용도를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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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홀딩스 형태로 전환하기 전인 2009년11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웅진코웨이 지분 1.69%를 매각해 469억원을 마련한 바 있다. 2010년 9월에는 웅진홀딩스가 지분 3.2%를 매각해 1,057억원을 조달했다. 매각 대금은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했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6조1,000억원의 매출액과 4,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웅진코웨이가 그룹 매출액의 25%,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그룹 내 비중이 높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3ㆍ4분기까지 1조2,658억원의 매출액과 1,79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연간으로는 매출액 1조7,000억원, 영업이익율 14% 달성이 유력하다.

2010년 말 기준 웅진코웨이의 정수기 시장 점유율은 56%, 공기청정기 시장은 45%, 비데시장은 47%, 연수기 시장에서는 62%를 기록하는 등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1989년 설립 후 정수기ㆍ비데ㆍ공기청정기 등 환경 가전제품의 생산ㆍ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2005년 환경 가전제품의 렌털 개념을 국내외 최초로 도입했고 해외 렌털사업, 수(水) 처리사업 및 리빙사업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2010년 9월에는 화장품 사업에 신규 진출하기도 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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