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말 잔치로 끝난 '아랍의 봄' 지원

美·유럽·아랍권 국가들 튀니지등에 약속 안지켜


올초 튀니지와 이집트가 민주화 혁명에 성공하자 미국ㆍ유럽ㆍ아랍권 국가들이 양국의 재건을 위해 금전적 지원을 해주겠다고 앞다퉈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반년이 지나도록 거의 한푼도 도와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튀니지와 이집트가 '아랍의 봄'을 이끌며 국제 사회의 정치적 지각 변동을 일으키자 세계 각 국과 다국적기구들은 이들의 조속한 사회 안정과 경제 재건을 돕겠다며 경쟁적으로 금전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들이 두 나라에 약속한 지원 금액은 거의 400억달러에 달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동판 마셜플랜'을 제안하며 이집트(20억달러) 등 중동 지역에 4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지난 5월 프랑스 도빌에서 열린 G8(주요8개국) 정상회의에서는 두 국가에 200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는 방안이 합의됐다. 당시 해당 지원 방안에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ㆍ국제통화기금(IMF)ㆍ유럽투자은행(EIB) 등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아랍권 국가들의 지원 약속도 잇따랐다. 이집트의 경우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각각 30억달러, 40억달러 지원을 약속 받았고, 카타르는 이집트의 관광ㆍ주택ㆍ교육 분야에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튀니지와 이집트 양국 재무장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튀니지가 국제사회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은 한푼도 없고, 이집트는 겨우 5억달러를 제공받았을 뿐이다. 잘룰 아예드 튀니지 재무장관은 지난 7일 열린 아랍 재무장관 회의에서"혁명 성공후 오늘까지 단 한푼도 지원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저 도와달라는 게 아니다"며 "튀니지에 커다란 투자 기회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지난 해 3% 수준이었던 튀니지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1%에도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민주화 혁명을 주도했던 청년층의 실업률이 심각해 조속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회 불안이 다시 한번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FT는 "국제사회의 지원이 어떤식으로든 지연된다면 안그래도 취약한 두 나라의 체제전환기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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