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포스트 카다피 플랜 준비해야

리비아 사태가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무아마르 알 카다피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심해지고 있다. 서구사회의 공중 폭격은 점점 잦아지고 있으며 지상에서는 반군세력이 전진하고 있다. 카다피는 계속 반항할 것이다. 그는 오직 죽음만이 그를 권력으로부터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모든 심복들이 그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 고위층들이 그로부터 멀어지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트리폴리에는 살기 위해서는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카다피 체제의 몰락은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리비아 고위층의 균열을 볼 때 리비아인들과 서구사회는 카다피 이후 체제 전환기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벵가지에 기반을 둔 과도 국가위원회(TNC)는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그들은 카다피 세력을 한꺼번에 제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으며 보복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03년 이라크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러한 방식은 보복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많은 부분은 리비아인들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리비아인들은 그들이 카다피의 폭압적인 정치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만큼 스스로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외부 세력이 리비아의 정치ㆍ사회적 구도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 리비아인들 스스로 제시하는 해결책이 보다 정통성을 인정받고 존중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분명한 조건들이 필요하다. 첫째, 치안이 보장돼야 한다. 둘째, 기본적인 서비스가 공급돼야 한다. 셋째, 체제 전환을 이끌고 리비아가 혼란 상태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기금이 필요하다. 리비아는 현금이 부족한 나라가 아니다. 리비아가 가지고 있는 1,000억달러에 달하는 역외 자산은 리바아의 체제전환과 국가 재건을 위해 쓰여야 한다. 유엔은 역외자산에 대한 제재를 풀고 이 돈이 올바르게 쓰이는지 감시해야 한다. 지난 7일(현지시간) 서구사회는 아부다비에서 모임을 가졌다. 그들은 독재자가 물러나면 TNC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합의했다. 또 서구사회는 기본적인 서비스 공급, 치안 유지 활동과 같은 실용적인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 리비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잘 살고 교육을 잘 받은 사회이다. 이러한 사실은 포스트 카다피 체제가 이라크와는 다를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 그러나 서구사회가 여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모든 위기 상황에 대비한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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