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인 라부안을 조세조약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 열린 한국과 말레이시아간 조세조약 개정을 위한 2차 협상이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국내 과세권 강화 차원에서 추진 중인 다른 국가들과의 조세조약 개정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최근 열린 조세조약 개정을 위한 2차 협상에서 말레이시아 측은 라부안을 조세조약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측이 ▦라부안은 역외금융센터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금융센터 육성을 위해 정부가 법까지 만들어 라부안에 세금 특혜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대표단은 이 같은 점을 이유로 들어 라부안의 조세조약 적용대상 제외 문제는 (말레이시아) 내각 차원에서 결정될 사안이라는 점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국가(OECD)들이 조세 피난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등 최근 일련의 국제 조세 흐름을 들어 말레이시아 측에 적극 협상에 나설 줄 것을 요구했다.
양국은 2차 협상이 성과 없이 마무리 됨에 따라 올 4ㆍ4분기 중으로 3차 협상을 실시해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가 1차뿐 아니라 2차 협상에서도 소극적 입장을 보임에 따라 3차 협상 역시 합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6일 국부유출 억제와 조세회피를 막기 위해 조세피난처를 경유한 자본에 대해 조세조약 적용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대대적인 조세조약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조세조약이 명분보다는 국가간 파워게임 성격이 강하고 한ㆍ말레이시아간 1ㆍ2차 협상 결과를 놓고 볼 때 정부가 의도한 대로 조약이 개정되기까지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