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日 서비스산업 등 한국行 가능성"

[산업硏 '대지진 이후 한일 산업협력 방향' 세미나]<br>후카가와 와세다대 교수<br>"세금·전력 비용 등 적고 지진 피해도 거의 없어 한국기업들 기회 늘것"<br>"日경제는 지진 여파로 GDP 0.3% 하락 예상"

8일 오전 동대문구 산업연구원(KIET) 대회의실에서 열린 '일본 대지진 이후의 한일 산업협력 방향' 세미나에서 후카가와 유키코 일본 와세다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단기적으로는 일본 기업의 생산 차질로 한국 기업이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일본에서 개최하려고 했던 행사나 서비스산업 역시 한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은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위기 상태였던 제조업 분야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교수는 8일 산업연구원에서 열린 '일본 대지진 이후의 한일 산업협력 방향' 세미나에서 "한국은 세금이나 전력 등에서 기업들에 비용 부담이 적어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일본 기업이 안정된 생산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중국ㆍ필리핀ㆍ말레이시아 등은 모두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면서 "한국과 같이 지진이 드문 국가는 없다"고 덧붙였다. 평소 한국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친한파'로 불리는 유키코 교수는 지난 3월16일에는 삼성 사장단을 대상으로 '일본에서 보는 삼성'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하기도 했다. 먼저 유키코 교수는 이번 대지진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명피해는 고베 지진보다 4~5배 클 것으로 보이고 0.3%가량 성장률(GDP)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회계연도가 3월 말까지이기 때문에 마이너스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에너지 위기 문제가 심각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여파가 길어질수록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수출의존도가 20% 이하여서 에너지 부족이 심화되면 국내 소비와 서비스업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양국 산업에 대해 유키코 교수는 "한국 기업은 2008년 이후 일본 기업과 차별화하면서 신흥국에 적극적으로 나가고 있지만 일본의 경우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성장구조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본 기업은 위기에 직면할 때 소비자가 아니라 우월한 기술력으로 돌파하려는 점과 조직이 커지면서 판단이 오래 걸리고 리스크를 기피하다 아주 큰 리스크를 맞는 경향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키코 교수는 "일본 기업은 수직적으로 통합됐는데도 경영은 독립됐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IMF 경제위기의 교훈으로 기초연구와 이익 중 압도적으로 이익만 좇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을 위해 일본이 미국ㆍ프랑스 등에만 도움을 요청한 것에 대해 유키코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은 거의 미국 기술로 지은 것이어서 당연히 미국 기술자들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한국은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굉장히 적극적으로 협력하자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린다"고 꼬집었다. 한편 유키코 교수는 대지진이 일본 정치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정치는 앞으로도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일본 정치를 기대하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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