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T-2000 사업자 선정] 탈락업체들 향후 대응

[IMT-2000 사업자 선정] 탈락업체들 향후 대응 하나로통신 동기식 다시 추진, LG는 재도전·포기놓고 고심 '동기식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을 신청하느냐, 아니면 아예 IMT-2000 사업을 포기하느냐.' 비동기식 IMT-2000 사업권 확보 경쟁에서 3위로 고배를 든 LG가 햄릿처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처음부터 동기식 사업을 추진한 한국IMT-2000과는 달리 LG는 진작부터 동기식 사업에 대한 거부의사를 밝혀 왔다. 이는 동기식 사업으로는 황금알은 고사하고 기업의 존립을 확신키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국IMT-2000을 주도하는 하나로통신은 내년 2월 다시 동기식 IMT-2000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LG와의 제휴나 독자적으로 동기식 사업을 신청할 계획이다. 따라서 하나로통신의 선택은 자명한 반면 LG는 동기식 사업 추진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해야 할 형편이다. 현재 LG 내부에서는 '동기식 사업 포기론'이 세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 관계자는 "기업의 존재이유는 이윤 창출, 나아가 기업가치의 제고"라며 "굳이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동기식 사업에 뛰어들 이유가 있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회의론은 비동기식 사업과는 달리 동기식 사업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현실적 인식에서 비롯된다. 현재 유럽 및 일본 등을 중심으로 전세계 국가 중 80%가 비동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동기식도 미국 등을 중심으로 세를 확장해 가고 있지만 여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스트래티직스 그룹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오는 2005년까지 비동기식 IMT-2000 가입자수는 4,000만명선을 넘어서는 반면 동기식 가입자수는 500여만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규모에서 동기식 사업은 비동기 사업에 상대가 되지 못하는 셈이다. IMT-2000 서비스가 내세우는 강점 중 하나는 '국제적인 호환 사용(글로벌 로밍)'이다. 동기식 시장규모가 협소한 상황에서 글로벌 로밍은 구호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동기식 사업을 추진하면 마케팅에서도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동기식 사업이 비동기 사업에 비해 채산성이 훨씬 낮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비동기 사업자들은 서비스 개시 후 4~5년이 지나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출연금 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데다 서로 공동망 구축 등을 통해 비용을 최소화하더라도 초기 투자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동기식 사업 전망은 비동기 사업과는 달리 암울하다. 동기식 사업을 추진해도 15년간의 주파수 사용대가로 정부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출연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동기식 사업을 통해 과연 이 같은 출연금을 제대로 뽑을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협소한 시장규모를 고려할 때 동기식 사업의 경우 5~6년내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매년 1,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야 출연금을 뽑을 수 있는데 그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LG의 선택은 '시간끌기 작전'밖에 없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즉 동기식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차기 정권에서 '비동기 사업 당위론'을 주장해 다시 비동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어차피 현재의 2.5세대 무선통신 서비스가 IMT-2000 서비스 중 일부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다소 시기가 늦더라도 비동기 사업을 고집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물론 한통과 SK에 비해서는 시장참여가 늦어 불리하나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동기식에 매달리는 것보다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큰 장애물을 넘어서야 한다. 이 장애물은 바로 '산업발전을 위해 비동기와 함께 동기식 사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이다. 더욱이 비동기 사업을 위해 마냥 버티다가는 우호적인 여론 형성마저 어렵다는 것도 큰 걸림돌이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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