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예상보다 高성장' 경제운용 차질우려

1분기 거시경제지표 점검정부가 올해 목표로 내세운 거시경제 지표들이 빗나가면서 경제운용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금년 들어 급격한 신장세를 보였던 생산·투자·소비 등 실물경제의 3대 지표가 3월에 와서 다소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1·4분기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2%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해 연간 6%대로 잡고 있는 목표의 상향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상수지 흑자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흑자규모가 3월중 1억8,000만달러, 1·4분기 누적 12억9,000만달러에 그쳐 올해 연간 목표인 120억달러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경기과열을 우려할 정도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물가불안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중 소비자물가는 지난 3월에 비해 0.3% 하락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함으로써 올해들어 4월까지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기보다 1.4% 오른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내에서는 3%로 잡혀있는 물가억제에 대해 낙관하는 분위기지만 물가불안의 잠재요소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실제 GDP에서 잠재 GDP를 뺀 GDP갭이 축소됨에 따라 물가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또 버스·지하철·상수도 등 공공요금의 인상이 대기하고 있고 학원비 등 개인서비스요금의 인상도 들먹거리고 있는데다 성장에 따른 임금인상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도 물가불안을 부추키는 요인이다. 게다가 그동안 물가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했던 원화가치 상승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 경제연구소는 물론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 연구기관들은 잇따라 올해 거시경제 지표들을 수정전망하고 있다. 정한영(鄭漢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은행(IBRD)의 전망대로 올해 세계경제가 4% 성장하고 개인 자산감소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를 초래하는 미국 증시의 대폭락이나 유가급등과 같은 외부충격이 없을 경우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정부 목표보다 훨씬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물가인상 압력은 지표상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번달과 내달쯤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올해 목표로 세운 거시경제 운용지표를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 장관은 『1·4분기만 놓고 볼 때 GDP 성장률이 다소 높게 나타나고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정부가 올해 중점을 두고 있는 「저물가 저금리」 기조에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요인이 생기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거시경제 지표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경부는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등 경기변동 상황을 고려해 내부적으로는 연초의 공식 전망치를 일부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내부적으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당초 120억달러에서 100억달러 안팎으로 줄어들고 GDP 성장률도 연초 목표치인 6%대 보다 1~1.5% 포인트 높은 7~8.5%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수정전망치를 대외적으로 공표하지는 않고 다음달로 예정된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 수립 때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구동본 기자DBKOO@SED.CO.KR 입력시간 2000/05/0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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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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