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달에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신중한 투자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대외 불안요소가 여전한 데다가 글로벌 위기의 실물경제 전이 가능성이 있어서 기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종목 대응도 내수주나 낙폭과대 우량주 위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5일 서울경제신문이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9월 증시 전망에 따르면 이들은 코스피지수 상단이 1,900선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상당수의 센터장들은 최악의 경우 코스피지수가 1,600대까지 밀리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ㆍ유럽 등 대외악재 악재 요인이 실물경제까지 전이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주가지수도 크게 반등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달 코스피지수 밴드로 1,700~1,950포인트를 제시한 구자용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승추세가 이미 훼손된 만큼 이달에도 본격적인 증시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달에도 증시 반전을 이끌 만한 대외악재 소멸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미국ㆍ유럽 등에서 불거진 문제가 단시간에 해결될 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지역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 채권 매입,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유로본드 발행 등과 관련한 정치적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며 "미국의 경우도 경기심리지표 하락이 실물지표 악화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 초점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 센터장은 "현재로선 미국과 유럽 모두 뚜렷한 정책 기대감을 갖기 어렵다"며 "여기에 중국 경기둔화 우려까지 제기되며 증시 대외환경은 계속해서 좋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업이익도 하향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윤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실적 전망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글로벌경기 환경 악화 때문에 하반기 기업실적이 현 추정치 보다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조만간 실적 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다만 그 수준은 지금보다 10% 가량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기업실적도 함께 악화될 것"이라며 "다만 지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와 달리 원화약세로 인한 기업들의 외환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증시반등이 쉽지 않은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당분간은 내수주 등 경기방어주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최근 낙폭이 컸던 종목도 반등을 염두에 두고 매수할 만 하나 이는 반드시 대형주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나왔다. 오 센터장은 "대외 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필수소비재 등 내수업종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란 점에서 이달엔 이들의 주가흐름이 그나마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달 기존 주도주 등 대형주들의 낙폭이 컸던 데다가 이들의 반등 가능성이 중소형주 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청산가치 이하까지 주가가 내려간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망이 워낙 불투명하다 보니 차라리 금 등 안전자산 수단으로 잠시 피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 센터장은 "이달에도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과 같은 대안투자 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레버리지 투자 등 공격적인 투자방식 보단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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