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 두차례 혈전…부활절날 '부활 찬가'

김하늘 부활절에 2년7개월 만의 ‘부활찬가’…이현주 준우승


50cm 쯤 되는 짧은 파 퍼트를 홀에 밀어넣은 김하늘(23ㆍ비씨카드)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2년7개월간이나 지속됐던 ‘무관의 터널’을 벗어나 만감이 교차한 듯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김하늘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5회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에서 3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은 순간이었다. 김하늘은 24일 경기 용인의 수원CC 신코스(파72ㆍ6,448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로 이현주(23)와 동률을 이룬 뒤 두 차례 연장전을 펼치는 혈전 끝에 정상에 올라 1억2,000만원을 받았다. 이 대회 역대 챔피언 출신인 ‘용띠’ 두 명의 대결답게 불꽃 튀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2007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김하늘은 2008년, 이현주는 2009년 차례로 여왕에 올랐었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서 3라운드를 시작한 김하늘은 16번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3개 조 앞에서 경기를 펼친 이현주가 4타를 줄이며 1타 차 단독 선두로 먼저 3라운드를 끝내자 김하늘은 17번홀(파5)에서 세번째 샷을 홀 1.2m에 붙이며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김하늘은 18번홀(파4)에서 4m 버디 퍼트가 아깝게 홀을 빗나가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 승부는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18번홀에서 벌어진 첫번째 연장전. 긴장한 듯 둘은 나란히 그린을 놓쳤고 이현주가 3.5m, 김하늘이 2.5m 가량의 파 퍼트를 남겼다. 이현주가 홀에 떨궈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김하늘도 물러서지 않았다. 비슷한 퍼트라인 상에서 이현주가 더 먼 거리 퍼트를 집어넣어 압박감이 훨씬 컸지만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승부를 이어갔다. 같은 홀에서 치러진 두번째 연장전도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현주는 두번째 샷을 그린 왼쪽 벙커에 빠뜨렸고 김하늘은 그린 위에 볼을 올렸지만 13m의 내리막 퍼트를 남겨 뒀다. 이현주는 벙커에서 친 볼이 홀 옆 3m에 멈춰 보기에 그쳤다. 김하늘은 만만치 않았던 긴 퍼트를 홀 50cm 지나친 지점에 딱 붙였고 가볍게 승리의 파를 잡을 수 있었다. 3년 가까이 우승이 없어 슬럼프를 겼었던 김하늘은 ‘부활의 찬가’를 부르며 캐디로 나선 아버지, 샷을 할 때마다 가슴 졸였던 어머니와 차례로 부둥켜 안으며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봄 꽃이 활짝 핀 부활절 오후의 따뜻한 풍경에 갤러리들은 아낌 없는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이현주는 아깝게 우승을 놓쳤지만 6,900만원의 적지 않은 2위 상금을 챙겼다. 연장전 첫번째 홀에서는 먼저 파 퍼트를 성공시킨 뒤 김하늘의 퍼트 때 손을 들어 갤러리가 움직이지 않도록 유도하는 멋진 매너로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단독 선두로 출발했던 임지나(24ㆍ한화)는 1타를 잃고 배경은(26ㆍ볼빅), 배희경(19ㆍ팬코리아), 양제윤(19ㆍLIG)과 함께 공동 3위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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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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