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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 월드컵] 무적함대의 허망한 침몰

스페인, 칠레에 0대2로 져 3차전 상관없이 조별리그 탈락

스페인 스포츠전문지 아스 "티키타카 끔찍한 종말 맞았다"


"아디오스, 스페인."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았던 '무적함대' 스페인의 시대가 종말을 고했다. 스페인은 네덜란드에 이어 칠레에도 무릎을 꿇어 남은 호주와의 3차전 결과에 관계없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스페인은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칠레에 0대2로 졌다. 네덜란드가 이날 호주를 3대2로 꺾으면서 스페인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스페인은 전반 20분 선제골을 내주며 패배의 암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칠레는 찰스 아랑기스(SC인터내셔널)가 문전으로 내준 패스를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발렌시아)가 골키퍼를 따돌리고 재빠르게 슛을 날려 기선을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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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는 전반 43분 쐐기골을 터뜨리며 스페인을 절망시켰다. 알렉시스 산체스(FC바르셀로나)의 프리킥을 스페인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가 펀칭했지만 공은 아랑기스에게 연결됐다. 아랑기스는 오른발로 슛을 날려 골망을 갈랐다.

스페인은 특유의 짧고 빠른 패스를 연결하는 '티키타카 축구'로 지난 2008년부터 전세계 축구계를 평정했다.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상 바르셀로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 등 '티키타카'의 핵심인 미드필더를 앞세워 전성시대를 열었다.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8) 제패를 신호탄으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또 유로 2012까지 제패하며 세계 최강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붕괴 조짐이 보였다. '티키타카' 축구의 상징이었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패한 것.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에는 무관에 그치며 티키타카 축구가 막을 내린 것을 알렸고 스페인 역시 이번 월드컵에서 맥없이 쓰러지며 세계 축구계의 변화를 예고했다. 스페인 스포츠전문지인 아스는 "지난 6년간 스페인 축구는 아름다웠지만 이제 끔찍한 종말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B조 나머지 경기에서는 네덜란드는 호주를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네덜란드는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3대2로 승리했다. 네덜란드는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의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팀 케이힐(뉴욕)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후반 8분 밀레 예디낵(크리스털 팰리스)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1대2로 끌려갔다. 하지만 5분 뒤 로빈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동점골을 성공시켰고 후반 23분 멤피스 데파이(에인트호번)가 결승골을 터뜨려 승부를 다시 뒤집었다.

A조 크로아티아는 카메룬을 4대0으로 대파하고 1승1패를 마크하며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크로아티아의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는 2골을 터뜨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카메룬은 알렉스 송(바르셀로나)이 만주키치를 팔꿈치로 가격하는 등 비신사적 행위로 퇴장된데다 경기 막판 팀 동료끼리 다툼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며 자멸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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