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마주 앉은 한일 경제수장, 앙금만 확인

"필요땐 협력 강화" 불구<br>양국 합의문 도출엔 실패<br>채권투자 등도 논의 안해

한일 통화스와프 연장 중단 후 한일 재무장관이 마주 앉았지만 앙금만 확인한 채 끝났다. 일본은 중국의 행사 불참으로 체면을 구긴 데 이어 한국과도 합의문조차 못 내놓는 어정쩡한 결과로 양국의 입장 차를 확인했다.

11일 개최된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도쿄를 방문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도쿄 임페리얼호텔에서 조지마 고리키 일본 재무장관과 한일 재무장관 회담을 열고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박 장관은 양자회담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스와프 연장 중단 이후에도)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세계경제 여건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며 "향후 적절한 시점에 지난번 무기연기 됐던 제5차 한일 재무장관 회담을 한국에서 개최하는 데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장관의 5차 회의 개최시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조만간'은 아니고 '적절한 시점'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일 통화스와프와 양국 간 채권투자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양국관계가 어려울수록 경제협력을 심화시켜나가는 것이 절실하다는 데 공감했다. 조지마 재무장관은 호감형 인물로 정책결단력을 갖췄다고 들었고 실제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덕담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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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국은 양자회담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장관회담 결과물 발표를 놓고도 재정부와 재무성이 동시에 결과자료를 내자는 것을 놓고 옥신각신했지만 결과적으로 합의문을 내놓는 데는 실패하고 박 장관이 한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브리핑을 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했다.

박 장관은 이날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2.4%로 하향조정한 것에 대해 "정부의 성장전망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3% 성장 달성이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박 장관은 "움직임의 방향이 비슷하다는 의미로 구체적인 것은 예산심의를 받을 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 통화스와프 연장 중단 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대책에 대해서는 "자본 유입과 유출을 걱정하는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고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중국은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에 반발, 세쉬런 재정부장과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이 IMFㆍWB연차총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일본에 통보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인민은행 외에도 공상은행ㆍ중국은행ㆍ건설은행ㆍ농업은행 등 4대 중국 대형은행들이 대거 불참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중국의 불참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영토문제와 관련된 오래된 차이들이 원만하게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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