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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흑51은 왜 중요한가

제5보(48∼60)



백48부터 다시 본다. 백이 노골적인 외세바둑을 두려면 백48로는 참고도1의 백1에 씌워야 한다. 그때는 흑이 2, 4로 귀를 차지하는 수밖에 없다. 외세바둑을 즐기는 일본의 다케미야9단은 백이 좋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정상급 기사들은 백1을 다소 헤픈 응수라고 보고 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백의 입장에서 이 정석을 선택하지 않는다. 역시 실전보의 백48이라야 박력이 있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흑51로 끊은 이 수순이 중요하다. 백의 포위망에 약점을 만들어 놓자는 것이 이 수의 의도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귀의 실리를 접수할 욕심으로 참고도2의 흑3에 선착하는 것은 백에게 4로 꽉 잇는 수를 허용하게 된다. 계속해서 흑은 5, 7로 백진을 유린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는 있지만 백도 8에서 10으로 반격하는 수단이 있다. 결국 백16까지로 일단락이 될 터인데 이 바둑의 경우에는 백이 만족이다. "왜 그렇지? 흑도 하고 싶은 대로 다 했잖아."(필자) "부분적으로는 흑도 불만이 없지요. 하지만 차후의 발전성이 문제지요."(윤현석) 좌변을 차지한 흑에게는 그 집이 크게 불어날 가능성이 희박한데 하변을 차지한 백은 그 집을 크게 부풀릴 여지가 많다는 얘기였다. 흑51로 끊으면 백52 이하 60까지는 거의 필연이다. 흑은 백진을 관통하는 데 성공했고 백은 좌변과 하변에 실리를 얻었다. 그리고 흑대마를 공격하는 즐거운 권리를 갖게 되었다. 형세는 백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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