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중소 로펌發 M&A 바람 다시 부나

지난달 한결·한울 합병 계기 시장개방 앞두고 관심 고조<br>전문분야 시너지효과 필요한 10위권 밖 업체 합병 예상<br>대형 로펌들은 가능성 낮아


지난달 1일 법무법인 한결과 한울이 합병하면서 법무법인 한결한울로 재탄생했다. 이 합병으로 20위권 밖의 두 로펌은 국내변호사 43명으로 구성된 20위권(변호사수 기준) 안 중견 로펌으로 뛰어 올랐다. 중소형 규모 두 로펌의 이번 합병은 몇 년 전 같으면 큰 이목을 끌지 못했겠지만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진행된 데다 최근 2년간 중대형 로펌 시장에서 이뤄진 유일한 인수합병이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오랜만에 터진 M&A소식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로펌업계 '2차 이합집산'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며 조심스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번 합병이 과연 법률 시장 개방을 앞둔 로펌가(街)에 M&A 도미노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시중 대형 대표변호사 등 관련 전문가들은 5위권 내의 대형 로펌간 초대형 M&A는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특정 전문 분야 공략을 위한 중소형 로펌간 전략적 인수합병 가능성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로펌 업계의 첫 이합집산 움직임은 지난 2008~2009년 이뤄졌다. 지평과 지성이 법무법인 지평지성으로 합병하며 첫 물꼬를 열었고 대륙과 아주가 그 뒤를 이어 법무법인 대륙아주로 힘을 모았다. 이들 4곳 중소형 로펌은 인수합병으로 단번에 10위권의 중대형 로펌으로 성장했다. 이어 해외자문업무에 강점을 보인 법무법인 충정은 한승을 인수하며 송무분야를 강화했고, 법무법인 렉스와 우현지산, 세화는 이례적인 3자간 합병으로 법무법인 에이펙스(APEX)로 재탄생했다. 김장리와 평산도 합병해 법무법인 양헌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지평지성의 양영태 대표변호사는 "합병을 통해 규모면에서 10대 로펌에 진입해 매출증대와 수익률 상승 등 안정적인 유지에 성공했다"며 "양사의 맨파워 결합으로 ▦M&A ▦금융∙증권 ▦국제소송∙해외업무 ▦노동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최소 향후 10년을 달려갈 동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 중견 로펌들의 인수 합병을 마지막으로 로펌업계 1차 이합집산 움직임은 일단락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 2009년 합병을 시도했던 법무법인 세종(4위)과 바른(7위)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구체적인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여러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사례를 볼 때 당분간 대형 로펌 간 M&A는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시 자문 분야에 강한 세종과 송무 분야에 강점을 지닌 바른은 합병이 이뤄질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됐지만 파트너 간 이익분배 문제 등의 장벽에 걸려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10위권 밖 중소형 로펌들간 인수합병 가능성은 높다는 의견이 많다. 중소형 로펌들의 경우 아직 미진한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목말라 있기 때문이다. 신영무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법률시장이 개방되더라도 150명 이상의 대형로펌들은 경쟁력이 충분해 인수합병 전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소형 로펌의 경우는 법률 시장이 본격 개방되는 시점을 전후로 국내 또는 해외 로펌과의 연계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체 경쟁력을 갖춘 대형 로펌의 경우 M&A에 선뜻 나서지 않겠지만 10위권 밖의 중소형 로펌은 법률 시장 개방을 앞두고 전문분야 간 시너지 효과를 겨냥한 인수합병을 노릴 수 있을 것이란 뜻이다. 앞으로 이뤄질 로펌업계 인수 합병의 최대 변수는 화학적 결합 성공에 대한 자신감과 M&A 이후 서비스 경쟁력 강화 가능성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의 박상훈 변호사는 "과거 로펌 간 인수합병은 자문과 송무 등 백화점식 법률서비스 제공을 위한 움직임이었지만 앞으로는 양적인 성장을 넘어선 서비스의 질적인 향상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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