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9일 개발 계획을 공개하는 차세대 휴대용 컴퓨터 `오리가미(Origamiㆍ종이접기라는 뜻)가 PC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까.
손바닥보다 조금 큰 크기에 윈도 XP OS(운영체계)를 돌릴 수 있는 이 기기는 PC급 기능으로 무선 인터넷 등을 쓸 수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크기 면에서 PDA와 노트북 PC 사이에 끼여 있는 애매한 처지 인데다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어려워 보급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예측도 만만치 않다.
PC 업계 관계자들은 오리가미가 와이브로(WiBro) 등 무선 인터넷에 연결된다면기존 PDA보다 더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 대기업 PC사업부 관계자는 "PDA는 PC에 비해 성능에 제약이 많고 인터넷도잘 안돼 국내 시장에서 인기가 없었다"며 "그러나 오리가미는 PC와 맞먹는 성능에앞으로 서비스 될 차세대 무선 인터넷과도 궁합이 좋아 PDA를 압도하는 인기세를 탈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오리가미의 기기 크기가 어중간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할 것이란 견해도 적지 않다. 휴대용 기기로 갖고 다니기에는 너무 크고 노트북 PC 대용으로 쓰기에는 너무 작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7일 오리가미의 공동 개발사인 인텔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한초기 모델은 7인치 터치 스크린이 달린 태블릿 PC 형태로 크기나 외양이 기존 PMP(포터블멀티미디어플레이어)와 비슷했다.
외국의 유력 IT(정보기술) 전문 웹블로그인 `기즈모도'(www.gizmodo.com)는 "이미 스마트폰으로 e-메일과 기본적인 인터넷이 가능한데 7인치 스크린이 달린 (오리가미) 본체를 별도의 키보드와 함께 갖고 다닐 필요가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PC급 성능이지만 각종 문서 작업 등을 하기에는 디스플레이창이 너무 작고 키보드 등 입력 수단이 노트북 PC에 비해 불편하다는 의견도 많다.
고급의 PC 작업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차라리 12인치 모니터급 이하의 소형 노트북 PC를 사는 게 낫다는 것이다.
배터리 수명도 오리가미의 걸림돌로 꼽힌다. 전력 소모가 많은 PC 특성상 오리가미 본체의 소형 배터리로는 작동 시간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외국계 PC업체 관계자는 "노트북 PC도 현재의 기술로는 2∼3시간 작동이 고작이며 배터리가 낡으면 지속 시간은 더 떨어진다"며 "배터리 시간을 충분히 늘이지 못한다면 휴대용 IT 기기로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오리가미 시험 모델을 공개한 인텔은 초기 상용화 제품의 배터리 수명이 3시간 정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MS측은 인텔의 절전형 프로세서 기판을 오리가미에 적용하고 이 기판에 최적화된 새 윈도 XP 버젼을 탑재해 배터리 수명을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