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주사 전환기업에 눈돌려라

지배구조 리스크 줄어 주가 상승… 경방·세원정공 등 주목<br>공정거래법 내년 개선 땐 삼성·현대차그룹도 전환 가능성


올 들어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향후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고 성장성이 높은 비상장 계열사를 가진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은 애경그룹ㆍ한국콜마ㆍ동아제약ㆍ아세아시멘트 등이 있다. 지난 10월1일 기존 아세아시멘트가 지주사인 아세아와 사업회사인 아세아시멘트로 분할한 후 아세아의 주가는 13.93%(거래 재개 이후 상승률)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애경유화에서 지주사 AK홀딩스를 분할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후 AK홀딩스의 주가도 67.88% 상승했다. 올 3월1일 지주사로 전환한 동아쏘시오홀딩스 역시 57.6%의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지주사로 전환한 후 주가가 오르는 것은 지배구조 리스크가 줄어든데다 기존에 부각되지 않았던 비상장 계열사의 가치가 재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지배구조 변화가 일단락되면서 관련 리스크가 줄어들어 주가의 변동성을 줄여준다"면서 "기존에 잘 부각되지 않았던 비상장 자회사의 실적이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추진력을 받게 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여러 기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한 것은 계열분리 방지를 위해 경영권을 승계하거나 성장동력이 있는 비상장기업을 자회사로 전진 배치해 장기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경영권 승계에 로 그룹사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며 "지주사 전환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육성하고 기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논의 중인 공정거래법이 내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조업체가 비은행금융사를 소유할 수 있게 되면 삼성ㆍ현대차 등 대기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이동섭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이 어떤 계열사를 가지고 지주회사로 전환하든 현행법으로는 금산분리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지주사 전환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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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고 ▦보유 자산 중 투자자산의 비중이 높으며 ▦성장성이 돋보이는 비상장 계열사를 보유하고 ▦새로운 사업비전이 있는 기업을 꼽는다. 경방ㆍ영풍ㆍ세원정공ㆍ화천기공 등이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기업이며 현재는 종근당과 한일이화가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있는 그룹에 투자한다면 오너일가의 지분이 많은 계열사를 선택해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팀장은 "업체마다 투자포인트는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있는 업체에 투자할 때는 오너일가가 소유한 지분이 많은 업체 위주로 해야 한다"면서 "지주회사로 전환할 때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업체를 중심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자사주 매입활동이 강화되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그룹에서 오너지분이 상대적으로 높은 종목은 삼성물산ㆍ삼성전자ㆍ삼성SDS이며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글로비스ㆍ현대모비스 등이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점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로 전환되기 전에 소식을 접한다면 분할 전 매수하는 편이 수익률 제고에 긍정적이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지주사 전환은 주가에 플러스 요인이 되고 부정적인 요소는 없어 지주회사 전환이 되기 전에 매수하는 편이 수익률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한 달간 거래정지가 되고 이후 시가총액이 분리되기 때문에 분리된 계열사별로 주가 흐름은 달라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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