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창조경제 새 의료 패러다임을 위하여

김준철 삼정KPMG 헬스케어 본부 상무


창조경제가 불과 1년 만에 한국 경제의 새로운 방향을 상징하는 기조로 자리 잡았다. 지식 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요소들과 융합되는 것이 창조경제의 가장 큰 특징이다.

창조경제는 서비스를 통한 활발한 고용창출이 가능하다. 실례로 제3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매출 10억원당 고용효과가 각각 0.6명과 0.7명에 머무른 데 반해, 서울대학교병원은 7.7명에 이른다고 보고됐다. 서비스업, 특히 병원을 중심으로 확장된 의료산업의 고용창출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대다수의 경제전문기관은 오는 2020년 우리나라 의료산업의 규모를 200조원 이상으로 예측한다. 이는 의료산업이 창조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됨을 의미한다. 의료산업의 성장이 규모에 걸맞은 위상을 갖추기 위해서는 공공복지라는 기존 패러다임을 넘어 평생 의료로의 외연확장과 글로벌 헬스케어로의 영토 확장이 필연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향하고 있다. 고령화는 인간의 삶 전반을 돌보는 '의료사회(healthcare society)'라는 새로운 시대로의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의료는 치료와 동의어처럼 인식돼왔다. 하지만 새로운 의료 모델은 헬시케어(healthy care·특별한 질환이 없는 사람이 건강유지를 위해 생활습관 관리, 건강관리, 영양보충 등을 하는 것)를 포함한 건강관리와 재활을 넘어선 사회 속의 회복 프로그램으로 그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의 삶 자체를 돌볼 수 있는 헬스하우징, 헬스시티모델과 맞닿아 있다. 이를 일컬어 의료가 생활 전체에 스며들어 있다는 의미에서 의료사회라 칭한다.

관련기사



일본의 경우 암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암환자의 재활을 넘어 사회 재적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의료의 외연이 확장되면서 의료와 타 영역 간 새로운 연결고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의료관광객 유치는 20만명을 넘어섰으며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은 110여개에 달한다. 해외 시장조사 전문기관은 한국이 아시아 의료관광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헬스케어 강국과 비교한 경쟁력과 아시아권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의료 수요증가를 고려하면 한국 의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 의료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 우리나라가 실질적인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산업은 손에 잡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고 양질의 고용창출을 이룰 수 있다. 또 의료의 가치는 생활의 전영역과 연계돼 사회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조경제시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