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한중 신성장동력 대전


중국 정부가 7대 전략적 신흥산업, 23개 분야에 대한 20대 핵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확정하는 등 신성장동력 육성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20대 프로젝트를 분야별로 보면 에너지절약 및 환경보호 3개, 차세대 정보기술(IT) 5개, 바이오 4개, 첨단장비 5개, 신에너지ㆍ신소재ㆍ신에너지 자동차 각 1개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주요 제조업은 외자계 기업의 역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후발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저부가가치 영역에 위치한 국제 분업구조상 지위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중국은 7대 전략적 신흥산업 육성을 통해 후발추격자에서 시장선점자로 제조업 대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부분 겹쳐… 위협요소 면밀히 검토


중국은 신흥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오는 2015년 8%, 2020년 15%로 높인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 가운데 에너지절약 및 환경보호, 차세대 정보기술, 바이오, 첨단장비 제조업은 지주산업으로 신에너지ㆍ신소재ㆍ신에너지 자동차산업은 주도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신에너지 자동차산업의 경우 별도의 '에너지절약 및 신형 에너지 자동차산업 발전계획(2011~2020년)'에 따르면 전기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내연기관과 전기모터 두 종류의 동력을 조합해 구동하는 하이브리드차에 일반 가정에서 충전해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장착)의 산업화를 중점 추진해 두 자동차 생산량을 2015년 50만대, 2020년 50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각 지방정부들도 전략성 신흥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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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ㆍ시별 12ㆍ5 계획을 보면 중국 주요 성ㆍ시 가운데 대부분이 전략적 신흥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7대 전략적 신흥산업과 한국의 17대 신성장동력 산업은 대부분 중첩돼 자칫 한중 양국이 미래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국의 신성장동력 육성정책 구체화가 한국에 어떤 기회ㆍ위협요소가 되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신성장동력 분야에서의 경쟁은 양국의 미래를 담보로 한 것으로 패자는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비교우위에 대한 검증이 시급하다.

신성장동력 분야의 경쟁우위는 산업의 형성ㆍ발전을 주도할 핵심 기술과 시장창출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특히 산업화의 불확실성과 비용을 감내할 수 있는 시장창출ㆍ제공 능력이 있는지 여부와 정도가 매우 중요하다. 중국의 산업발전 단계와 기술혁신 수준에 비춰 한국이 부분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신성장동력 분야의 경우 현재보다는 향후 예상되는 중국의 추격 속도와 역량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한국의 상용화 능력과 기술 수준은 확실한 비교우위라고 보기 어려운 반면 중국의 거대한 시장창출 잠재력은 배타적 비교우위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확실한 비교우위 분야에 집중해야

향후 중국의 전략적 신흥산업 발전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거대 국유기업들은 정부의 명시적ㆍ암묵적 보조와 지원을 배경 삼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추격을 극복할 수 있는 한국의 확실한 비교우위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또한 전략적 신흥산업의 특성에 대한 집행주체들의 이해 부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이해상충, 혁신산업 친화적인 자원배분기제 미비 등 중국의 취약성을 십분 활용함과 동시에 호혜적 협력 분야를 적극 발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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