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주가가 새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선정됐다는 소식에 반색했다. 최근 배당 축소 리스크로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해빙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긍정적 분석도 나왔다.
KT는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47% 오른 3만1,000원을 기록, 3거래일만에 반등했다. 이날 주가를 곧추세운 것은 새 회장 후보에 황 전 사장이 결정됐다는 소식이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4명의 KT CEO 후보 가운데 황 전 사장이 회사 수익성과 성장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 셈이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육성 정책에 황 전 사장은 KT 입장에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며 "삼성전자와의 관계 향상도 기대돼 경영을 본궤도에 올려놓고 장기적으로 회사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거 KTF와의 합병 과정에서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연 4,600억원의 인건비를 절감한 것을 고려할 때 내년에도 이 정도 수준의 구조조정이 단행되면 영업이익은 34% 가량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 KT의 문제는 인력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우선 CEO 공백에 따른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특히 글로벌 최고의 IT기업에서 반도체를 총괄했고 삼성전자라는 조직의 효율성이 KT에도 이식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KT의 주가는 지난달말 당초 예정된 주당 2,000원의 배당 정책을 철회한 이후 10% 가량 빠지는 등 하락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분의 40%를 갖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을 고려할 때 새 CEO가 적어도 1,000원 안팎의 배당을 할 가능성도 있어 이럴 경우 주가도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다만 매출과 이익의 정체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KT의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소폭 개선되지만 지난 2012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내년 초에 새 CEO가 어떤 경영효율화 방안을 내놓느냐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