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낙폭과대 우량주들 "27일만 같아라"


유럽 위기 상황이 조금 누그러지면서 미국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자 그동안 주가 하락폭이 컸던 국내 우량주들이 모처럼 강하게 반등했다. 27일 국내 증시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확대에 따른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전망에 코스피지수가 83포인트(5.02%)나 상승한 1,735.71까지 뛰어 올랐다. 코스닥 지수 역시 5.83% 오르며 전날 폭락 충격에서 다소 헤어났다. 이날 증시에서는 운송장비와 금융업, 화학, 증권 등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운송장비가 7.33% 오른 것을 비롯해 금융(5.84%), 화학(5.72%), 증권(4.87%), 기계(4.87%) 등이 5% 안팎으로 상승했다. 이들 업종이 이날 크게 반등한 이유는 단기 급락으로 인해 가격 메리트가 커졌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가 8월 이후 20.9% 가량 하락한 데 비해 증권(-40.99%), 화학(-32.25%), 금융(-24.09%) 등의 하락폭이 유난히 컸다. 증권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배 수준으로 떨어지며 청산가치를 밑도는 등 이들 업종의 주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다. 개별 종목별들에서도 낙폭과대주의 급등 흐름은 그대로 나타난다. 코스피200종목 가운데 지난 8월 이후 50% 이상 하락한 7개 기업은 이날 예외 없이 5% 안팎으로 크게 올랐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주가가 50.3% 폭락했던 대우증권이 이날 6.62% 상승한 것을 비롯해 현대산업(8.47%), 동국제강(10.59%), 한진중공업(4.20%), 우리투자증권(6.38%), 한화케미칼(8.76%), OCI(6.73%) 등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 기업 역시 스타종목 가운데 8월 이후 낙폭이 50% 이상으로 과다했던 태웅(5.63%), 멜파스(7.74%), 동국S&C(4.66%) 등이 5%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4거래일 만에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 역시 이날 낙폭과대주를 대거 매입했다. 외국인은 사흘 동안 24% 이상 폭락했던 삼성중공업을 80만주 이상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KB금융, 기업은행, 하이닉스, 기아차 등 금융과 정보기술(IT), 자동차주를 대거 매입했다. 이날 낙폭과대주들이 대거 상승했지만 이들 종목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기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완전히 해결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다 미국 경기도 침체될 가능성이 있어서 앞으로도 대외 변수의 추이에 따라 국내 증시가 요동칠 개연성이 많기 때문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재정안정기금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했다”며 “그리스 사태에 대한 해답이 보이는 10월까지는 국내 증시가 단기 이벤트에 따라 급등락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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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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