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기침체·원화 강세·실적 부진… 3각파도에 수출주 악!

IT·자동차·기계 등 업종 대표주 일제 약세<br>반전 모멘텀 없어 외국인 차익실현 우려도



경기침체와 환율하락, 기업 실적악화의 3각 파도가 몰아치면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국내 대표 업종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모멘텀이 실종된 상황이어서 당분간 수출주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전기ㆍ전자(-2.26%), 운송장비(-2.16%) 등 환율에 민감한 수출주들이 대거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2.65% 하락하며 지난 9월 20일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인 128만7,000원까지 하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모비스(-3.32%), SK하이닉스(-0.82%), LG디스플레이(-1.15%), LG전자(-1.22%), 삼성SDI(-1.71%)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특히 기아자동차는 이날 장중 52주 최저가를 새로 쓰며 5.61% 폭락했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1,127억원)를 대거 내다 팔았고 기관은 이날 기아차(-830억원), 현대차(-279억원) 등 자동차업종을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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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주들이 대거 약세를 보인 것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 속에 주요 업체들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가운데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아차는 최근 3ㆍ4분기 영업이익이 8,612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지만 지난 2ㆍ4분기에 비해 29.4% 감소했다. 노조 파업의 여파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성장성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두 달 전 전망치와 비교하면 3ㆍ4분기 일부 기업들의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이라며 "실적악화가 주가에 지속적으로 반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환율하락의 여파도 수출주에 직격탄을 날렸다. 최대식 B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영업이익이 800억~1,000억원가량 줄어드는 구조"라며 "환율이 1,100원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엔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ㆍ컴퓨터ㆍ반도체 등 분야에서 실적 감소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원화강세가 이어지며 증시 수급도 나빠지고 있어서 당분간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모멘텀이 발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3)를 단행하며 달러화의 약세가 진행되면서 원화가치가 오르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원화가 상승하면서 기존에 한국 증시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현철 팀장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의 여파로 ITㆍ자동차 등 주요업종의 4ㆍ4분기 실적마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는 추세"라며 "미국과 중국이 선거와 정권교체로 신규 정책 결정이 불투명한데다 유럽 상황마저 좋지 않아 내년 1ㆍ4분기까지 증시의 반등을 이끌 모멘텀은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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