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9월 27일] '이농'과 '귀농'

황금 같은 추석연휴가 끝나고 다시 분주한 일상이 시작됐다. 이번 추석에도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는 민족의 대이동이 있었다. 길게 이어진 귀성행렬을 지켜보면서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추석의 의미를 생각했다. 그리고 농어민들이 왜 고향을 떠났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가장 큰 이유는 소득이 없었기 때문이다. 교육과 의료, 문화혜택을 누릴 수 없었기 때문에 지난 40년간 농어민들이 농어촌을 떠나는 이농현상이 계속 된 것이다. 지난 1960년대 경제개발정책은 도시화와 공업화를 불러왔고 농촌인구를 도시로 불러들였다. 1970년에 1,440만 명이던 농가인구가 90년에는 660만 명, 지난해에는 310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도시로 떠난 이들이 명절 때 고향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관심은 이농이 아니라 귀농으로 쏠리고 있다. IMF 이후부터 본격화 된 귀농현상은 2003년 885가구에서 지난해에는 4,080가구가 귀농했다. 귀촌인구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많은 도시민들이 농어촌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귀농인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1955년생부터 63년생이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은퇴하게 된다. 2018년까지 약 300만 명이 은퇴가 예상되고 상당수는 귀농을 꿈꾸고 있다고 한다. 30〜40대 젊은층의 귀농이 늘어나고 귀농형태도 생계중심에서 창업형, 은퇴형, 휴양형, 주말형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귀농이 갖는 사회경제적 의미는 매우 크다. 먼저 도시에 집중된 인구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도시와 농어촌의 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 노인이 대다수인 농어촌이 젊어지는 효과도 있다. 또 창업형 귀농자들이 늘어남으로써 생산위주의 농업에서 2·3차 복합산업으로의 다변화를 통해 농어촌경제 활력에도 기여하게 된다. 한국농업이 지향하고 있는 친환경 고품질 농산물 생산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공격형 수출농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다. 이제 이농의 시대는 가고 귀농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날수록 명절 때만 반짝 북적거리는 고향마을이 아니라 언제나 활력이 넘치는 농어촌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귀농자를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지원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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