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이재오 특임장관, 당·정·청 가교 역할

"고난 예고된 자리 피할길 없다" 밝혀<br>명실상부 2인자로 차기구도 관리할듯

특임장관에 내정된 이재오(오른쪽) 의원이 8일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구의 세광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며 교회 목사와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권력의 2인자’로서 특임장관으로 내정된 이재오 의원은 8일 “대통령이 하자면 따라가야지 어렵고 험난한 자리여서 못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앞으로 고생길이 훤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내정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하에서 영광스러운 자리같으면 마다할 수 있지만 고난이 예고된 자리는 피할 길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앞으로 당정청 간의 가교역할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을 주도하며 차기구도까지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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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킹메이커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8년 4월 총선에서 공천파동에 따른 친박계의 반발과 정권 견제론에 걸려 낙선하는 바람에 야인으로 돌아가야 했다. 미국에 10개월간 유학을 갔다가 지난해 3월 말 귀국한 뒤 6개월 후인 9월 말 국민권익위원장으로 복귀해 친서민ㆍ반부패 행보를 보여왔다. 그렇지만 그가 도미한 틈을 타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SD) 의원 라인이 국정의 핵심 포스트 곳곳에 진출하면서 권력의 2인자라는 말이 무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7ㆍ28 재보선에서 지역발전론과 ‘나 홀로 선거운동’ 전략을 내세우며 당선돼 화려하게 컴백했고 이번에 대통령과 총리의 특별임무를 수행하는 특임장관까지 맡게 돼 실질적인 권력의 2인자 자리를 굳히게 됐다.

65세인 이 후보자는 40대 후반에 불과하지만 상관인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보필하면서 조언하는 한편 50대의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60대의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함께 국정운영의 4각편대를 구성해 막후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과 수시로 대화하면서 당정청의 조정역할을 맡아 친서민 중도실용 기조 구현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파열음이 적지 않았던 당정청 간의 유기적인 운영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한편 당정청에 포진한 MB맨들에 대한 군기반장 역할로 집권 후반기 레임덕을 막는 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7ㆍ28 재보선에 보여준 대로 국민들을 향해 낮은 자세로 소통할 것을 강조해 국정운영의 효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의 성공적 운영과 차기정권 재창출을 위한 그랜드플랜을 짜는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4대강 사업 등 국정 현안 추진과 당정청 소통, 개헌 등 권력구조 개편, 보수대연합, 남북관계 전반에 관여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주력해온 부정ㆍ부패를 청산하는 일에도 계속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에 맞설 수 있는 친이계 후보들의 막후 조정역할도 그에게 맡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30여년간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다섯 차례에 걸쳐 10여년간 옥고를 치른 재야 민중운동권 출신 인사다. 이 대통령과는 1964년 한일회담 반대시위 때 첫 인연을 맺었고 이후 각자 다른 길을 걷다가 15대 국회에 나란히 입성했다. 이 대통령이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선대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 본선 때 이명박 캠프의 좌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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