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앱 개발사의 하루 "일 재밌어 항상 활기"

시장 반응 빠르고 노력한 만큼 성과<br>평균 28세… 회의 열기 후끈<br>한달 반 걸려 앱 개발 후에도 문의·오류 신고로 쉴 틈 없어<br>외국어 번역 문제로 골머리도




조용하던 사무실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진다. 평균 연령 28세인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큰 소리로 의견을 나누기 시작한다. 토론 중에도 미국, 중동, 아시아 각국 이용자들로부터의 문의가 도착했음을 알리는 휴대폰 알림음은 멈추지 않는다. 이 곳은 라디오알람, i사진폴더 등의 히트작을 만들어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인사이트 미디어'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수십 개, 수백 개씩 다운로드 받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앱 개발사의 하루를 살펴봤다. 지난 1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동에 있는 인사이트 미디어 사무실. 기획팀과 디자인팀이 새 앱을 기획하기 위해 회의실에 모였다. 이미 세상에는 수십만 개의 앱이 나와있는 만큼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 끌기 위해선 아이디어와 컨셉트가 중요하다. 기획에 디자인팀이 참여하는 이유는 일관된 컨셉트를 갖고 개발하기 위해서다. 컨셉트가 정해지면 디자인팀은 각종 사진과 영상 등을 찾아 보면서 디자인을 고민하고, 이를 앱의 사용자환경(UI)에 어떻게 반영할지 검토한다. 2시간여의 회의 끝에 여행과 소리를 결합한 앱을 만들기로 결론이 났다. 회의가 끝난 후 김동환 서비스 기획팀장이 테스트폰을 들고 온다. 테스트폰에는 현재 개발 중인 앱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이 설치돼 있다. 김 팀장은 "애플에 연간 등록비를 낸 개발자들은 맥(Mac)컴퓨터에 설치된 개발 프로그램 엑스코드(Xcode)에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테스트폰에 적용해 써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자 등록비는 개인개발자의 경우 연 99달러, 기업은 연 199달러다. 개발자들은 테스트폰에서 프로토타입을 써보면서 각자 미비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지적했다. 앱에 들어가는 그림, 사진, 소리 등은 대부분 전문업체에서 사서 쓴다. 하지만 종이 넘기는 소리나 밑줄 긋는 소리, 버튼 누르는 소리 등은 직접 아이폰으로 녹음했다. 들어보니 상당히 그럴듯한 음향효과다. 그런데 옆 팀에서 한숨 소리가 들려온다. 오늘도 잘못된 번역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눈치다. 다른 나라의 앱스토어에도 올리려면 번역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번역소에 맡겨도 기계적인 번역을 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뒤로 가기' 메뉴는 중국어로 '회거(回去)'로 하는 게 옳지만 '후진(後進)'이라고 번역해주는 식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 독일 등 각국의 이용자들이 잘못된 번역을 지적하다가 아예 해당 앱의 전체 번역을 다시 손봐주는 경우도 빈번하다. 김 팀장은 "외국 개발자들도 구글 번역기로 번역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지 강아지 키우는 법을 담은 앱이 '개새끼 가이드'라는 제목이 붙는 사례를 봤다"며 웃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앱이 만들어지는 데는 짧게는 2주, 보통은 한달 반 가량이 걸린다. 하지만 앱이 완성된 후에도 개발자들은 쉴 틈이 없다. 낮에는 아시아, 밤에는 서구 등 100여개국 이용자들이 문의사항이나 오류 신고를 전하기 때문이다. 또 개발자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법률을 근거로 정부가 갑자기 제재를 가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다. 유명세를 타고 난 후 개발자가 불구속 기소된 '오빠믿지'가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은 활기가 넘쳤다. 박수정 인사이트 미디어 대표와 일부 직원들은 다음이나 구글, NHN, 삼성 출신이다. IT업계가 싫증 날 법도 한 이들은 입을 모아 "일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상품을 내놓으면 바로 반응이 오는 데다 자신의 노력한 부분이 어떻게 성과로 이어지는지 확연히 드러나는 점이 매력이라는 의견들이다. 인사이트미디어의 총 직원 수는 40여명이다. 이들이 만든 앱은 지난 2009년 12월 말부터 현재까지 2011년 1월말까지 총 364만번 다운로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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