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를 지켜주는 파파 박(Papa Park).' 네덜란드 신문 '알헤메인 다흐블라드'가 8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어버이날' 특집으로 박지성(24.PSV에인트호벤)의 아버지 박성종씨와의 특별 인터뷰를 실었다.
이번 시즌 에인트호벤의 리그 18번째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4강 돌풍,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AC밀란(이탈리아)과의 명승부를 이끌어낸 박지성의 활약 이면에 든든한 후원자인 박씨의 보이지 않는 정성이 배여 있었다는 것.
이 신문은 박씨가 아들 지성이를 후원하기 위해 만사를 제쳐놓고 네덜란드에 머물고 있으며 경기와 훈련 때 어김없이 아들의 뒤에서 힘이 되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항상 웃는 얼굴로 스포츠를 좋아하는 '파파 박'은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헤르트강(에인트호벤 훈련장)에 도착해 트레이닝복을 갈아입고 숲에서 조깅을 한 다음 아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박지성도 부모님과 함께있어 늘 든든하게 생각한다는 이 신문은 전했다.
박씨는 '아버지 입장에서 보는 박지성'을 묻는 질문에 "네덜란드에서 와서 처음한달은 외국 생활에서 오는 외로움과 낯설고 우울한 분위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감이있었을 게다. 특히 경기장에서 자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실수를 하면 몹시 안타까워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박지성이 힘든 시절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설명하면서 "히딩크 감독이 한번은 '기 죽지 말고 네 자신과 싸워 자신감을 가져라. 네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면여기서 끝을 봐라. 그렇게 못할 거라면 전에 있던 J리그 교토 퍼플상가로 돌아가라'고 했다고 한다. 히딩크 감독이 지성이를 믿고 이런 충고와 질책을 해주면서 지성이가 서서히 자신감을 가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매일 팬들의 비난과 야유가 터져 나올 때 아내와 내가 옆에 있으면서 격려해준 게 아마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 이제는 다 지난간 이야기"라고 어려웠던 시기를 돌아본 뒤 "지성이는 내가 매일 한끼 이상 한식을 정성껏 챙겨줘 체력을 지켜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의 향후 진로와 재계약 여부에 대해 박씨는 "다음 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유럽무대에 보여준 다음 빅 리그 진출 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 물론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 리그 중 하나를 고르겠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제안한 팀은 없다"면서 "히딩크 감독과 두 차례 대화할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에인트호벤의 제안은 계약을 3년 간 연장하고 계약 기간에 이적할 경우 구단이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는 조항을 넣는 조건이 될 것 같다면서 "하지만 지성이는히딩크 감독 밑에서 유럽 축구를 더 배우고 성장해야 하며 지성이도 에인트호벤에더 머물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헤이그=연합뉴스) 김나라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