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결제 기피 세무조사결제비중 낮은 14개업종 3,600여명 중점관리
'이번에는 성실신고가 더 늘어날까.'
국세청이 신용카드 결제를 기피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사상 처음 기획조사를 벌이기로 함에 따라 올해 변호사ㆍ의사ㆍ학원사업자 등 고소득 개인사업자의 소득세 신고 성실도가 높아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국세청의 지속적인 신용카드 결제 유도방침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성실신고가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탈루 외에도 신고하지 않은 소득을 변칙적인 방법으로 증여 또는 상속한 부분에 대해서도 정밀조사하기로 했기 때문에 예전과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국세청은 그동안 일선 세무서 단위로 개별업소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수시로 실시했으나 대대적인 기획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대상 분야는 매출액에 비해 신용카드 결제액이 적은 업종이 선정됐는데 전문 고소득업종이면서도 소득신고액이 적다는 비판을 받았던 의사ㆍ변호사 등이 포함됐다.
◆ 기획조사 배경
국세청이 세무조사 칼을 뽑아든 것은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해마다 카드사용액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 업종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액이 총매출의 20%에도 미치지 못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초래하고 소득까지 탈루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국세청은 변호사와 의사ㆍ약사 등 고소득자일수록 신용카드 사용액이 낮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음식업종의 신용카드 결제비중(2001년)은 60.8%에 달하지만 학원은 12%, 병ㆍ의원은 10.1%, 서비스는 7.8%에 그치고 있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 신용카드 가맹점 가입비율 및 사용비율이 낮고 ▲ 세금감시고발센터 등 고발 횟수가 많은 14개 업종을 중점관리 분야로 선정하고 이중 상반기 중 9개 분야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9개 분야의 총납세자수는 3만5,854명. 국세청은 이들 가운데 ▲ 신용카드 매출전표 발행비율이 저조한 사업자 ▲ 신용카드 결제기피 등의 이유로 국세청에 제보를 받은 사업자 ▲ 세원정보자료 분석 결과 신용카드 사용이 불성실하다고 판단된 사업자를 추려 3,600여명을 '중점관리대상자'로 선정하고 1,200여명에 대해서는 오는 4월부터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나머지 2,400여명은 '사전예고대상자'로 분류, 스스로 시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 위장업자 변칙거래 차단
국세청은 지난해 위장가맹점 혐의자 거래내역 102만여건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변칙거래를 한 사업자를 추적해 정도가 심한 경우 세무조사를 하고 사안에 따라 사직당국에 고발하는 등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또 위장가맹점으로 확정 즉시 실시간으로 신용카드사에 통보, 대금지급중지, 거래승인 거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각 관서장 직속으로 위장가맹점기동대책반을 편성, 24시간 조기경보 시스템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위장가맹점을 이용한 실사업자 색출을 강화하기 위해 위장가맹점 사업자로 발급된 카드의 실사업자를 확인해주는 카드사용자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권구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