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러시아 방문] 세일즈외교로 동북아 새시대 연다
철도연결·가스田 개발 참여등 정상회담서 經協 확대 논의카자흐스탄도 방문 "자원외교 강화"
韓·러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한다
애증 교차하는 韓·러 관계
카자흐스탄
러시아 경제현황
韓-러시아 관계
韓-카자흐스탄 관계
러 투자유의 사항
凍土는 '기회의 땅'
러는 지금 개발열풍
[기고] 우리 경제의 또 다른 활로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쳐 동북아 중심시대의 새지평을 활짝 열어젖힌다.’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4박5일간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를 잇따라 국빈 또는 공식 방문한다. 노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는다.
노 대통령의 두 나라 방문 목적은 크게 북핵문제와 경제협력 강화 등 두가지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한ㆍ러 정상회담과 관련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평화번영정책, 동북아시대 구현 목표와 러시아의 극동시베리아 개발전략, 아시아ㆍ태평양지역 협력증진 노력을 접목시킴으로써 두 정상의 비전에 입각한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 발전기반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방문은 노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에 시험무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정상외교의 초점이 경제ㆍ통상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참여정부 출범 이후 이뤄진 미국ㆍ일본ㆍ중국 방문 당시 초미의 현안이었던 북핵문제가 핵심의제였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는 카자흐스탄과 러시아가 모두 풍부한 자원을 보유, 개발 잠재력이 높은 반면 북핵문제 해결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이 고려됐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사안을 보면 노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 성격이 확연히 드러난다. 한ㆍ러의 대표적인 경제협력 프로젝트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사업. 내륙을 통한 우리나라와 유럽의 교역을 촉진하는데 필수적인 기반시설로 참여정부 국정과제인 동북아중심시대 개막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 때 ‘철(鐵)의 실크로드’ 구상으로 불리웠던 이 사업은 지난해 10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에서 TKR-TSR 연결문제를 다룰 협의체 구성에 합의가 이뤄져 지난 4월 남ㆍ북한과 러시아 3자간 첫 철도 전문가 회의가 열렸으며 2차 회의가 올해 안에 열릴 예정이다. 러시아는 철도연결 노선과 관련 청진-블라디보스톡 구간을 우리측에 제안했다.
한ㆍ러간 에너지 협력도 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기간 주목을 끌 대목이다. 러시아는 미래의 에너지 보고(寶庫)로 알려진 동시베리아 지역에서 석유가스 개발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동시베리아의 유전ㆍ가스전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곳의 석유ㆍ가스를 안정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 역시 우리나라의 자원외교를 다변화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독립국가연합(CIS) 가운데 두 번째로 넓은 국토면적을 가지고 있는 카자흐스탄은 석유 매장량이 현재 세계 7위로 2015년 세계 5위 산유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우라늄ㆍ텅스텐 등 세계 1, 2위의 많은 주요 광물 매장량을 확보, 우리나라와의 교역과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정우성 대통령 외교보좌관은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세차례 방문했으나 이번 노 대통령의 방문은 지난 92년 수교 이후 12년만에 우리나라 정상의 첫 카자흐스탄 방문”이라며 “우리나라가 중앙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의 러시아ㆍ카자흐스탄 방문 때 경제관료와 거물급 기업인들이 대거 수행하는 점도 활발한 세일즈 외교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한다.
공식수행원에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과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김현종 통상산업본부장, 박기영 尹酉?정보과학기술보좌관, 정우성 대통령 외교보좌관과 윤병세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조정실장 등 과학기술 및 통상분야 전문가들이 포함됐다.
또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을 비롯해 삼성 이건희, LG 구본무,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등 대기업 총수 및 고위 재계 인사 50여명이 총출동한다.
정우성 보좌관은 “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경제ㆍ통상외교와 함께 주변 4강 정상외교를 마무리한다는 뜻도 담겨 있다”며 “정상회담 때 북핵 동결ㆍ검증ㆍ해체 과정에서 러시아의 에너지 지원을 이끌어내는 방안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동본 기자 dbkoo@sed.co.kr
입력시간 : 2004-09-16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