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月 곗돈 1만원으로 귀신고래 살려요"

녹색연합 회원 김명철씨

“제가 만든 배가 오호츠크해의 귀신고래(Gray Whale) 서식지를 파괴한다고 생각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이 제안, 매달 1만원으로 희귀동물 살리기에 기여하고 있는 녹색만원계에 러시아 아무르표범계, 인도네시아 오랑우탄계 등에 이어 ‘귀신고래계’가 11일 등장했다. 귀신고래계 탄생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은 경남 거제의 한 조선소에서 3년째 묵묵히 근무해온 김명철(25)씨. “지난 4월 서울에서 열린 지구의 날 행사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귀신고래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만드는 배가 사할린 인근 오호츠크해에서 석유시추활동을 할 예정인데 그 배가 귀신고래 멸종을 앞당길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지구의 날 행사에서 다국적 석유기업인 엑슨모빌과 셸이 각각 추진하는 ‘사할린 프로젝트’가 지구상에 100마리밖에 남지 않은 귀신고래 서식지에서 진행된다는 녹색연합의 설명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사할린 프로젝트는 자신이 일하는 조선소에서 만드는 선박이름과 같았기 때문. 그동안 환경문제에 큰 관심을 가져왔던 김씨였기에 자신이 만든 배가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지구의 날 행사를 마치고 거제도 집으로 돌아온 뒤 인터넷과 관련서적을 통해 귀신고래에 대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고 귀신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활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만원계’를 통한 체계적인 지원활동. 지난 2001년 11월 군대를 제대하고 녹색연합 회원으로 가입한 김씨는 만원계를 `귀신고래' 살리기와 접목하면 훨씬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5월 초 녹색연합 게시판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활동에 나서 드디어 이날 만원계를 탄생시켰다. 김씨는 “사람들이 많아져 돈이 모이면 사할린 현지의 귀신고래 보호단체에 기부할 생각”이라며 “빨리 동해에서 귀신고래를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귀신고래는 미국 과학자 앤드루가 1914년 논문으로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한국고래로 62년 12월 천연기념물 제126호로 지정됐고 강원도ㆍ경상남북도 연안에 서식했으나 현재 한국연안에서는 더이상 볼 수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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