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고령인력 편견 바꾸자

나약한 모습으로 사회에 각인··· 미디어·교육 통해 새로 조명을

논어에서 공자(孔子)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고,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 마흔에는 흔들림 없이 삶을 살았고,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됐다고 했다. 또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하늘의 명을 깨닫고 남의 말을 듣기만 해도 그 이치를 깨달을 수 있는 그 나이 사람들은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가…. 우리들이 생각하는 50ㆍ60대의 모습은 보통 일찍 명예퇴직을 하고 신세대들에 밀려 그들의 눈치를 살피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나약한 모습을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사회의 정신적인 지주이며 이 사회를 일으키고 지금의 세대들이 풍족한 삶을 살게 해준, 감사해야 할 대상인 이들 세대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걸까.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맞물려 심각한 고령화로 인해 정부에서는 얼마 전 ‘새로마지플랜2010’이라는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을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등을 활용한 안정적인 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 노후의료보장 및 고령인력 적합형 일자리 창출 등을 내세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 생활을 보장하는 제도들을 선보이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고령화사회를 대비해 이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 성장에 보탬이 되도록 하는 정책 발표는 듣던 중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 고령인력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인 문제 및 이들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편견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복지 차원의 혜택들만으로는 어딘가 모자란 감이 없지 않나 생각된다. 그와 더불어 고령인력들을 바라보는 젊은 세대들의 생각, 그리고 고령인력 스스로 이제는 사회에 남겨진 부담스러운 짐이라는 편견을 버릴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여기서 두 가지 다른 측면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먼저, 미디어의 힘에 주목한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는 드라마 속 고령인력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새로운 지식의 유입을 거부하고 보수적이고 말이 안 통하는 답답한 모습이거나, 자기 자리를 빼앗길까 봐 안달하는 사회구성원의 중심에서 한참 벗어난 모습으로 우리에게 각인돼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어서도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갈구하고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대접받기를 거부하며 월급이 적고 지위가 낮아도 자신의 경험을 아낌없이 후배들에게 전수해주는 그런 멋진 시니어들의 모습도 얼마든지 있을 텐데 말이다. 또 하나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내는 세금에 대한 의무부터 그에 따라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내용을 교육적인 차원에서 올바르게 전달해야 한다. 복지시스템이 잘 갖춰진 선진국 사람들은 젊은 시절 부담해야 하는 높은 세금 대신 노후에 자신들이 받는 혜택에 대해서 너무나도 당연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와 상대적인 세액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해 국가에 세금을 납부했다면 어느 정도의 연령이 지나 다양한 혜택들을 돌려받을 권리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기본적으로 사회보장서비스를 가난한 사람에게만 주는 혜택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 고령인력들이 부끄러워하지 않고 이를 보편적 권리로 인정받게끔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이다. 사회는 책임과 권리를 배우는 곳이며 우리는 그 사회 안에 존재하면서 어린 시절부터 노후에 이르기까지 의무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당당한 국민이라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고 이는 능력의 유무나 나이가 많고 적음 등의 이유로 변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원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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