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하이얼에 LCD패널 공급

하이얼 "40·46인치 채용… 세계 프리미엄급 시장 공략"<br>삼성 40인치대 표준경쟁 유리한 고지 불구 일각선 "가격 경쟁력에 밀릴수도" 우려 제기



삼성전자가 중국 하이얼에 LCD 패널을 공급함에 따라 표준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하이얼이 프리미엄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이얼의 한 관계자는 18일 기자와 만나 “LCD TV의 풀 라인업을 갖추기 위해 삼성전자로부터 40인치ㆍ46인치 LCD 패널을 공급받기로 했다”며 “삼성전자의 패널을 채용한 프리미엄급 LCD TV를 내년 초부터 한국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 본격적으로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이얼은 LG필립스LCD와 대만의 AU옵트로닉스로부터 42인치와 47인치 패널을 공급받아 LCD TV를 생산ㆍ판매하고 있다. 하이얼이 삼성전자 패널을 새롭게 채택한 것은 최근 유럽시장 등에서 잘 팔리고 있는 40인치ㆍ46인치 시장을 공략하고 삼성전자 브랜드를 활용해 프리미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이얼은 일산 KINTEX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전자전’에서도 외국업체 중 최대 규모의 부스를 마련하는 등 프리미엄 가전시장에 잔뜩 공을 들이고 있다. 이극로 하이얼코리아 대표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하이얼의 기술력과 디자인을 반증하는 첨단제품을 소비자에게 선보여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파고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하이얼에 대한 LCD 패널 공급이 ‘양날의 칼’로 인식되고 있다. LCD사업부로서는 40인치ㆍ46인치의 표준화에 가속을 붙일 수 있겠지만 디지털미디어사업부 입장에서는 저가 TV라는 인식이 강한 하이얼이 삼성전자 패널을 채용해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얼에 패널을 공급할 경우 삼성전자는 40인치대 LCD 표준경쟁에서 경쟁사를 따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쟁제품인 PDP와의 시장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르도ㆍ모젤 등의 연이은 히트제품으로 TV용 LCD 패널의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경쟁사가 42인치의 대규모 양산에 들어가며 물량을 쏟아내는 만큼 공급처를 하나라도 더 늘려 표준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는 최근 40인치 LCD 패널을 대만의 AU옵트로닉스로부터 공급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이얼에 LCD 패널을 공급함으로써 같은 패널로 경쟁해야 하는 디지털미디어 입장에서는 떨떠름하다. 하이얼이 삼성전자의 패널을 채용했다는 점을 활용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경우 일부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에 밀릴 수 있기 때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니의 LCD TV인 브라비아도 삼성전자의 패널을 채용하고 있는 만큼 하이얼은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 삼성전자 브랜드를 활용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디자인이나 품질 등에서 월등하지만 동남아 등 일부 시장에서는 타격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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