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2월 3일] 다시 떠오르는 'IB의 꿈'

지난 2007년 국내 증권사의 최대 화두는 대형 투자은행(IB)으로의 성장과 해외사업 확대였다. 2009년에 있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국내 증권사 및 글로벌 대형 IB 등과의 경쟁을 위해 몸집 불리기를 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경제정책과 시장 분위기는 인수합병(M&A)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었고 대형 IB로 성장하기 위한 선결 조건들을 해결하는 정책이 최우선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글로벌 경제위기에 직면하자 국내 증권사의 대형 IB로의 성장과 해외사업 확대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맞게 됐다. 2010년 증권업계의 화두는 출구전략이 될 것이다.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은행업종의 M&A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IB 부문 등에서 공격적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통합법이 본격화되고 국내 금융시장의 경쟁은 격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증권사들은 생존ㆍ성장을 위해 새로운 고수익 사업기회 발굴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중단된 대형 IB로의 성장과 해외사업 확대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전략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아직까지 대형 IB로 성장하는 것이 올바른지 아닌지의 논의가 계속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세계적 분위기는 기존의 기업투자은행(CIB)형 모델에서 IB와 CB(상업은행)를 다시 분리하려는 움직임 쪽으로 많이 기울어지는 듯하다. 오히려 IB와 CB가 분리된다면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IB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증권사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아직도 많은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여전히 해외 이머징마켓은 성장을 지속해 사업 기회가 높다. 따라서 수익성 있는 해외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기업이 글로벌 리딩플레이어(Leading Player)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권시장의 무한 경쟁체제에 돌입한 현 상황에서 해외시장 진출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외형 확대만을 위한 무리한 진출이 아니라 수익성을 모색하면서 사업을 견인할 수 있는 총체적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한 해외 진출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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