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혼돈의 리비아] 다국적 기업들 철수 잇달아

英·伊 석유업체 등 떠나

리비아 시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현지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의 엑소더스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21일 AP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리비아 민주화 시위가 벵가지에서 트리폴리까지 확산되면서 폭력과 약탈이 횡행하자 항공기와 헬기ㆍ여객선 등을 보내 자국민과 직원 철수에 나서고 있다. 리비아 사막지역에서 유전탐사만 진행하던 영국 석유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작업을 중단하고 필수요원만 남긴 채 본사 및 하청업체 직원들과 가족들을 철수시켰다. BP의 로버트 더들리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상황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에 진출한 세계최대 에너지기업인 이탈리아의 에니(ENI)도 직원들을 해외로 철수시키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의 렙솔, 프랑스 토탈과 파트너십을 맺고 리비아에서 영업해오던 노르웨이 에너지 업체 스타토일도 트리폴리 소재 사무소를 폐쇄했으며 해외 근로자들을 철수시키는 중이다. 리비아에서 하루 3만4,000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OMV도 11명의 직원들과 가족들을 철수시킬 계획이며 현지에는 핵심 직원들만 남겨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독일 바스프(BASF) 산하 에너지기업 원터샬도 리비아에서 원유 생산작업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석유업체들이 이렇듯 탈(脫)리비아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리비아 민주화 시위 사태 확산으로 원유의 생산과 공급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민주화시위 사태로 리비아 나푸라 유전에서 원유채굴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한편 리비아 현지에 진출한 200여개의 터키 건설 업체들도 현장사무실이 시위대의 습격을 받자 즉각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건설업체들은 시위가 극심한 지역인 벵가지ㆍ데르나ㆍ토브록 등에서 총 27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 밖에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도 자국 기업이 습격을 받은 뒤 탈출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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