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리먼사태 1년…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업들] LG전자

R&D 투자등 확대… 사상최대 매출 확실시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에 LG전자의 광고판이 불황 극복을 상징하듯 밝게 빛나고 있다. LG전자는 2분기 국내 기업 중 4번째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 1조원 돌파(국내 기업 4번째), 올해 매출전망 50조원 이상. LG전자가 불황 속에서 거두고 있는 실적이다. 오히려 제품 점유율은 높아졌고 매출과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 달성이 확실시된다. 비결이 뭘까. LG전자는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연구개발(R&D)과 디자인, 마케팅 분야 투자는 확대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 개선효과는 물론 휴대폰과 TV, 가전 등 주력 제품의 판매 확대와 수익성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R&D 투자는 곧바로 제품 품질과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 상반기 세계 휴대폰 시장이 경기침체 영향으로 전년대비 8% 줄었지만 LG전자는 5,240만대를 판매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오히려 늘었다. 시장점유율도 10.9%를 기록, 핀란드 노키아와 삼성전자 등과 함께 '빅3'에 등극했다. 여기에는 풀터치폰 쿠기와 와인폰 등 LG전자의 기술이 녹아 있는 대표 제품이 있었다. LCD TV 또한 눈부셨다. 상반기 LCD TV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50% 가까이 늘어난 670만대를 기록했다. 상반기 점유율이 11.9%로 처음으로 일본의 소니를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랐다. LG전자의 LCD TV는 선진 시장에서도 고급 브랜드 제품으로 인정 받기 시작했다. 남용 부회장은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되더라도 우리의 몫은 반드시 늘려야 한다"며 "어려울 때 점유율을 늘린 회사는 경기가 회복되면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을 유연하게 운영하면서 수익성도 챙겨야 한다"며 "수년간 쌓아온 고급 이미지는 반드시 지켜야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불황이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은 반드시 팔린다는 고객 인사이트(수요) 발굴 또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는 마케팅 뿐 아니라 상품기획, 디자인, R&D 등 전분야에서 고객 연구에 나서야 하고, 고객 스스로가 먼저 말하지 못하는 수요까지 창출해야 최고 제품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LG전자만의 또 다른 불황 극복법은 글로벌 표준에 맞는 경영 시스템 구축이다. 이 회사의 최고책임자 8명 중 6명이 외국인이란 점이 이를 상징한다. 이들 외국인 최고경영진은 마케팅, 구매, 공급망관리(SCM) 등 제품 판매의 핵심 분야를 맡아 세계 각국의 선진 기업의 노하우를 LG전자에 심고 있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것도 남용 부회장이다. 그는 "우리가 165개국에서 사업을 하는 만큼 프로세스와 시스템의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생산은 도요타, 구매는 미국 기업들이 최고 수준인데 이를 뛰어넘어야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 관리를 위해서는 위기 의식을 지녀야 한다는 점도 회사에 각인돼 있다. 이 회사는 올해 3조원의 비용을 절감하려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남 부회장은 "해외 경쟁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들이 1~2년 후에 살아 돌아오면 우리에겐 바로 위기"라며 "2~3년 안에 1~2등까지 올라간다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노력은 상시적 위기관리 시스템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본사는 물론 전세계 84개 법인에 워룸을 구축했다. 해외법인 워룸은 본사 워룸과 상시 연락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환율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이른바 '환율 효과'가 사라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 중이다. 본사 인력의 20%를 현장에 재배치해 낭비를 제거하고 현장 중심의 시스템을 강화했다. 불필요한 출장은 최대한 줄이고 화상 회의를 활용한다. 연간 경영계획 대신 월간 계획을 수립하고 위기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로 불황을 피해갔다. LG전자는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 세계 최고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LG전자는 "2010년 LCD TV를 2,500만대 판매해 점유율을 17%로 높이고 이듬해에는 세계 1위에 올라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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