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서는 청년실업을 빗대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이라는 신조어가 회자되더니 최근에는 졸업 후 실업자가 되거나 빌린 등록금을 상환하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청년실신'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지난 2008년 7.2%에서 2009년 8.1%로 상승하면서 상승폭이 0.9%포인트에 달한다. 이는 동기간 3.2%(2008)에서 3.6%(2009)로 증가한 전체실업률에 비해 상승폭이 2배에 이른다. 이에 정부는 2008년부터 '일자리 제공' '창업지원' '취업 인프라 보완'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청년실업대책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청년실업은 감소하기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직업관서 안정성 중요시 탈피
따라서 본고에서는 청년실업의 원인을 기존 노동시장에 대한 인프라적 접근과 달리 심리 행태적 접근방법으로 청년들의 취업관과 취업시장 현실 간에서 벌어지는 4가지 괴리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우선, 직업관에서 청년들은 안정성을 중요시하나 취업시장은 그렇지 못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10년 2월10일부터 18일까지, 9일간 서울 및 지방 소재 22개 대학의 재학생 574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직업선택 기준으로 안정성(25.1%)을 가장 중요시했고 정규직 선호도도 82.1%로 높았다. 그러나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8월 현재, 전국의 20~29세 일자리는 347만명으로 그중 정규직 비중은 68.3%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대학생들의 정규직 선호율과 비교했을 때 14.2%포인트의 격차가 난다. 또한 1년 이내 퇴직자 가운데 20~29세의 자발적 퇴직률은 27.1%로 현실에서는 평생직장 개념이 희석화되고 있지만 대학생들은 여전히 안정 중심의 평생직장을 선호하는 듯하다.
둘째로 일자리 측면에서 2008년 신규 고용보험 취득자를 대상으로 추정한 대기업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 중 12.9%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2008년 경총자료에 따르면 대졸 신입 평균연봉은 2,44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서 대학생들은 대기업 선호도가 71.3%로 수요 대비 공급 측면에서 58.4%포인트의 괴리가 존재한다. 연봉에서도 2,500만원 이상을 요구한 학생이 79.8%에 이른다.
셋째, 대학생들의 구직활동에서도 괴리는 존재한다. 대학생들은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서 기업들이 채용조건으로 직무경력(1위), 어학(2위), 학력(3위), 전공(4위), 자격증(5위) 등을 중요시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준비내용에서는 채용조건 4위인 전공 관련 학점관리가 1위였고, 5위인 자격증 관련 공부가 2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구직활동의 괴리는 대학취업지원센터(68.1%), 공공취업지원센터(25.4%) 등 전문가의 도움보다는 '선배 등 지인(73.0%)'이나 '자기혼자(69.0%)' 등 체계적이지 못한 구직활동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취업 실패 후 진로에서 대학생들은 대학원(37.5%)이나 해외취업(55.8%)을 고려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한국교육개발원의 취업통계에 따르면 2008년 실제 대학원 진학률은 졸업자 대비 9.6%에 지나지 않으며 해외취업자 수도 0.6%인 2,131명에 불과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대학생 中企체험 활성화를
정부는 청년들의 취업관과 취업시장 현실 간에 존재하는 괴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청년실업 해소 대책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선 대학생들의 안정성 중심의 직업관 변화를 위해 '기업가 정신' 함양을 위한 인식재고 프로그램과 대학생 대상의 취업시장 및 실물경제교육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일자리 측면에서 국제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학생들의 경험을 활성화하고 지속적 홍보로 대학생들의 중소기업 기피현상을 완화해야 한다. 셋째는 구직활동 측면에서 학교취업센터의 역량강화 사업을 지속하되 직접적인 취업알선과 더불어 경력관리 등 취업자문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취업 실패 후 진로에 있어 해외취업 관련 '글로벌 청년리더 사업'의 확대 및 홍보를 강화하고 도피성 대학원 진학을 자제하는 분위기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