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참여정부를 위한 변명

최근 2년여 동안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지속적으로 하락, 지금은 10%대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경제적 선진국뿐만 아니라 도덕적 선진국으로 거듭나는 데 초석 역할을 하고 있는 ‘만악의 근원’인 정경유착 근절에 대해서는 누구도 그 성과를 부인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과거 정치인들은 기업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을 받아 우리 정치와 선거를 부패시켰고 정치권의 부패는 경제계ㆍ교육계ㆍ문화계 등 우리 사회 전체를 부패의 온상으로 만들었다. 수많은 기업들이 스스로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서가 아니라 정경유착을 통한 특혜로 성장했고 그로 인해 건전한 기업들은 설 땅이 없었다. 그러나 정경유착이라는 핵심적인 부패사슬 구조가 단절되면서 이제 정치가 더 이상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게 됐다. 깨끗하고 부패 없는 정치가 국가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이것은 대한민국 헌정사 6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아직까지도 일반 국민들은 피부에 와 닿지 않겠지만 정치권 동향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국회와 접촉이 잦은 공무원과 기업인들은 17대 국회에 들어와 우리 정치가 정말로 투명하고 깨끗해졌다며 놀란다. 바야흐로 정치인이 명예 이외의 물질적인 유혹에 집착하게 될 경우 정치인으로서 성공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반드시 불행한 결과를 맞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실제로 법안처리 건수만 봐도 정치권의 변화를 한눈에 알 수 있다. 17대 국회 이전에는 정부입법과 의원입법 비율이 8:2 정도로 정부입법이 의원입법을 압도했다. 그러나 17대 국회 전반기 2년 동안 의원입법 건수는 962건으로 정부입법 건수 297건을 월등히 앞섰고 같은 기간 16대 국회 의원입법 건수 330건보다도 훨씬 많다. 최근 들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이 속속 배출되고, 일류 제품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정경유착 근절과 여기서 비롯된 기업의 경쟁력 제고 노력에서 기인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대부분의 기업들은 정경유착을 통한 성장이 아닌 치열한 경쟁 속에서 건전한 자기노력을 통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가능하도록 한 정경유착 근절을 노무현 대통령이 해냈다. 역대 어느 정부, 어떤 정당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을 참여정부가 해낸 것이다. 노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노 대통령이 측근도 가신도 없이, 비주류적인 삶을 마다하지 않고 소신과 원칙을 지키며 살아왔기에 이 같은 일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치지도자로 손꼽히는 양김(兩金)의 경우 오랜 기간 권위주의적인 정권과 맞서 싸워 민주국가 기틀 마련이라는 큰 업적을 남겼지만 끝내 정경유착의 거대한 톱니바퀴 속에서 헤어나지는 못했다. 21세기 세계화ㆍ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과거와 같은 낡은 패러다임으로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천만다행으로 이제 우리는 정경유착의 굴레를 벗어던졌다. 비단 정치인ㆍ기업인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 판ㆍ검사 등 우리 사회 엘리트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무장한다면, 비로소 대한민국은 경제적 도덕적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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