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빨간 속옷 사면 행운(?)이 온다"

롯데百 부산 광복점 개점 행사<br>20억어치 판매… 총매출의 25%, 한 사람이 40장 사가기도<br>'男-사업운·女-아들출산' 속설, 만선때 붉은旗 입항서 유래한듯


"행운을 부르는 빨간 속옷을 잡아라." 지난 17일 문을 연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에서 프리오픈일과 개점 당일 이틀간 빨간 속옷이 무려 20억원어치나 불티나게 팔려 눈길을 끌고 있다. '새로 문을 연 백화점에서 빨간 속옷을 사면 행운이 온다'는 부산 지역의 속설에 따른 것이다. 부산시민들 사이에서는 새로 문을 연 가게에서 빨간 속옷을 사면 남성은 사업에 행운이 찾아오고 여성은 아들을 낳는다는 믿음이 퍼져 있다. 같은 영남권이라도 대구에서는 개점 첫날 빨간 속옷을 사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는 것과 비교된다. 이는 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로 나갔던 고깃배가 만선이면 빨간색 기를 달고 입항하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은 빨간 속옷만 16일 프리오픈 때 3억원, 17일 개점 당일 17억원 어치가 팔리는 등 총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백화점 전체 매출은 프리오픈일 13억원, 개점일 67억3,000만원 등 총 80억3,000만원으로 조사됐다. 빨간 속옷이 전체 매출의 25%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백화점 개점 당일 매출로나 빨간 속옷 하루 매출로 사상 최고인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 개점 당시에도 빨간 속옷을 사려는 인파가 몰렸지만 매출은 8억2,000만원 수준이었다.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은 프리오픈 당시 4만명, 개점 당일에는 20만명이 찾았다. 광복점의 한 관계자는 "선물용으로 속옷을 준비하려는 수요가 많아 매장 안이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란제리 매장을 찾은 사람들 중 90% 이상이 속옷을 샀다"며 "한 사람이 40장을 사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45만원 상당 속옷 훔친 70대 검거 빨간 속옷 때문에 경찰신세를 진 사람도 나왔다. 김모(75) 씨는 17일 오후2시50분께 롯데백화점 광복점 8층 속옷 매장에서 빨간 속옷을 훔치다 직원들에게 붙잡혔다. 김씨는 당시 혼잡한 틈을 이용해 브래지어 등 빨간색 남녀 속옷 10점 45만원 상당을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넣은 뒤 빠져 나오려다 발각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새로 문을 여는 백화점에서 빨간색 속옷을 구입하면 운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속옷을 훔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 연제 중부경찰서는 김씨를 이날 불구속 입건했다. 행운을 부른다는 빨간 속옷에 대한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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