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성은 원래 강인한 존재 난 주체적 여성 연기했을뿐"

세계 여성리더십 컨퍼런스 초청된 시고니 위버

시고니 위버(61)는 여전사의 시초였다. 80~90년대를 풍미했던 SF 영화 '에이리언'시리즈에서 그는 SF영화 사상 유례 없이'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줬다. 그의 모습은 이후에 여전사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안젤리나 졸리나 밀라 요보비치와는 달랐다. 시고니 위버는 강했지만 따뜻했고, 섹시함을 내세우지 않았지만 아름다웠다. 세계 여성리더십 컨퍼런스에 연사로 초청돼 한국을 찾은 그를 지난 30일 신라호텔에서 따로 만났다. 전설의 여전사는 어느덧 예순이 넘었다. 182cm의 큰 키 때문에 압도적이던 첫 인상과 달리 "안녕하세요"라고 종이에 적어둔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곤란한 질문에는 얼굴을 감싸며 부끄러워하는 등 부드러운 면모가 전해졌다. 위버는"사람들이 나에게 왜 강인한 여성상을 연기하냐고 묻지만 내 생각에 여성은 원래 강인한 존재"라며 "단지 남자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여성을 연기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성들이 사회 진출을 많이 하게 된 시대에 영화를 한 것이 운이 좋았다"며 "변화한 여성상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의 키는 11세 때부터 182cm였다고 한다. 키로 인한 스트레스도 많았고 배우로서 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들었다. 그는"사람들의 말을 계속 들었으면 우울해져서 일을 할 수 없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말을 흘려버리고 진취적으로 행동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나도 그랬지만 여성들은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한 경향이 있다"며 "우리가 뭔가를 성취하려고 할 때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환경운동과 사회운동에도 적극적인 위버는 이번 컨퍼런스 강연에서 "여성들은 구매력을 이용해 사회를 변화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테면 집안에 들여오는 제품을 환경친화적인 것으로 바꾸는 것이 그런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남성 지도자들이 환경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들이 재능과 기질을 발휘해 지구를 보호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올해 전세계를 휩쓴 영화 '아바타'에서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준 위버는 내년에도 일곱편이나 되는 작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SF 코미디, 로맨스, 뱀파이어물, 액션 등 장르도 다양하다. 스탠포드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그는 "내가 맡을 캐릭터의 특성보다 영화 스토리를 보고 작품을 선택한다"며 "영문학을 공부한 것이 좋은 이야기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 가운데 '괴물'을 인상 깊게 봤다는 그는 "다른 영화와 달리 괴물의 탄생 과정을 자세히 묘사한 게 흥미로웠다"며 "한국 영화에 대해 더 공부해 다시 한번 한국을 찾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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