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부 광고 천억시장이 뜬다/출판사·CD롬 업체 등 제작사업 “눈독”/학교·병원·관광명소별 특화전략 부심/데이콤도 DB구축… 유료 전화번호안내 추진「1천억원대의 전화번호부 광고시장을 잡아라.」
114 안내방송이 내년 1월1일부터 유료화(건당 80원)되면서 전화번호 안내시장이 새로운 유망사업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따라 이 시장을 겨냥한 업체들의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현재 참여를 추진중인 업체들은 주로 출판사나 CD롬 제작업체들. 이들은 고객의 특정 수요를 겨냥한 전화번호부 발간을 통해 광고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전화번호부 광고시장은 6백40억원 규모. 전화번호부를 독점 발간하고 있는 한국통신 산하의 한국전화번호부(주)가 독식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114 안내방송이 유료화되면 광고 가치가 급증, 시장규모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가 전망하는 내년도 시장은 최소한 1천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전망은 그동안 정부주도의 독점사업이라는 성격 때문에 광고 개발이 부진했으나 내년 6월부터 한국전화번호부(주)가 민영화되면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개척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특히 114가 유료화되면 전화번호부 이용이 급증, 광고시장도 함께 커질 것이라는 분석에서 나온 것.
출판사들과 CD롬 제작업체들이 추진하는 전략은 전화번호부를 많이 사용하는 분야를 우선 공략한다는 것. 학교·병원·호텔·관광지 등 주제별로 전화번호부를 제작, 광고시장을 노린다는 것이다. 현행 전화번호부는 너무 두껍고 여러가지 내용이 함께 수록돼 있어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점에 착안해서 나왔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T출판사는 이미 전국 관광명소에 있는 숙박업체들의 전화번호만 담은 책자 발간작업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관광지 교통편, 계절별 볼거리 등을 부록으로 만들어 광고효과를 최대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CD롬 제작업체들도 동화상 전달이라는 장점을 이용해 주제별로 특화시킨 전화번호부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또 데이콤도 별도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유료전화번호 안내사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영화될 한국전화번호부(주)도 광고영업 강화와 함께 주제별 전화번호부 발간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벌일 계획이어서 추가 시장진입을 노리는 업체들과의 광고수주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 여영조 특수국장은 『내년에는 전화번호 책자를 올해보다 5백만부 가량 늘린 2천2백만부 발간하고 광고영업 직원수도 대폭 보강, 광고수익을 높일 계획이다』며 『기본적으로 전화번호 가입에 관한 자료는 한국통신이 가장 정확해 출판사나 CD롬업체들에 비해 정보입수가 유리한 한국전화번호부(주)가 경쟁력에서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출판사와 CD롬 제작업체들이 별도로 전화번호부를 제작할 경우 현실적으로 기존 전화번호부를 참고할 가능성이 높아 한국통신과의 저작권 침해 관련 분쟁이 발생할 소지도 있다.<백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