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온실가스 '4% 감축' 기우나

李환경등 정부 관계자 '시나리오3' 잇단 언급<br>시나리오 채택 앞두고 산업계등 시선 곱잖아


정부 고위당국자들이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 채택을 앞두고 잇따라 높은 수준의 감축방안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시나리오3(BAU 대비 30% 감축)를 채택하는 쪽으로 확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1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산업계는 낮은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을 희망하지만 우리는 국제사회에 감축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면서 "4% 감축안(시나리오3)은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개발도상국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선진국으로부터 (한국의 역할에 대한)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020년까지 지난 2005년 대비 4%를 줄이겠다는 얘기로 현상황대로 갈 경우 2020년 발생할 온실가스 양에서 30%(BAU기준)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녹색성장위원회의 한 고위관계자도 지난 9월29일 열린 온실가스 감축목표 제2 국회토론회에서 감축 시나리오 채택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보면 시나리오2 정도는 가야 하지만 사견으로는 시나리오3 정도는 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부 고위관계자의 연이은 발언에 대해 산업계와 정부 일각의 시선은 곱지 않다. 국익을 놓고 감축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전략ㆍ전술도 없이 국제사회의 평판에만 너무 신경을 쓰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유엔 기후변화협상의 한국 측 대표를 맡은 환경부 장관이 높은 수준의 감축 시나리오 채택으로 해석될 여지가 큰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너무 앞서갔다는 지적도 있다. 녹색성장위원회가 8ㆍ9월 전문가와 일반국민을 상대로 감축시나리오 세 개에 대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국민들은 낮은 수준의 감축(시나리오1ㆍBAU대비 21% 감축), 전문가들은 시나리오2(BAU대비 27% 감축)에 가장 많은 지지를 보냈음에도 그 결과를 애써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여론수렴을 통한 감축 시나리오 채택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터에 자꾸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발언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협상에서 운신의 폭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협상단의 한 관계자도 "솔직히 감축협상에 나가 보면 주요 국가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놓고 화려한 외교적 수사만 늘어놓을 뿐"이라면서 "온실가스 감축은 산업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만큼 발언 하나하나가 상당히 신중하고 계산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BAU=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없을 때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전망치.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