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러 현대문화' 서울서 대향연

팝듀오·록밴드 공연부터 오페라·무용까지<br>수교 16주년 기념 '한·러 교류축제' 9월 15일부터

여성 2인조 팝그룹 ‘타투(t.A.T.u)’

록밴드 ‘더 플라워스’

오페라 ‘므첸스크의 레이디 맥베스’

그림자극단 ‘뗀’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차이코프스키, 볼쇼이. 오랜 세월동안 우리는 러시아 고전이 주는 향기에 둘러 쌓여 살아 왔다. 하지만 고전이 아닌 러시아 현대문화에는 무지한 것이 사실. 체제 문제로 인해 오랫동안 서로의 문화를 주고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러시아 현대 문화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대규모 페스티벌이 열린다. 한ㆍ러 수교 16주년 기념일인 9월 30일에 앞서 9월 15일부터 9월 24일까지 러시아의 음악, 무용, 오페라, 연극 등을 소개하는 한ㆍ러 교류축제가 서울과 성남에서 동시에 열리는 것. 가장 눈길을 끄는 행사는 여성 2인조 팝그룹 ‘타투(t.A.T.u)’의 내한공연. 2003년 발표한 ‘올 더 씽 쉬 세드(All The Things She Said)’로 영국 빌보드차트 4주 연속 1위, 미국 빌보드 차트 3위에 오르며 혜성같이 데뷔했던 타투는 레즈비언을 암시하는 팀의 명칭과 묘한 분위기로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린바 바 있다. 러시아 최초의 록밴드 ‘더 플라워스(The Flowers)’의 공연도 예정돼 있다. ‘더 플라워스’는 1969년 결성돼 진부한 구 소련의 팝뮤직 스타일을 해체시키며 새로운 음악을 선보여 ‘러시아의 비틀스’라는 칭호를 얻은 그룹. 특히 이번 공연은 한국인 3세로 러시아 록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빅토르 최 추모공연으로 열려 우리에겐 더욱 뜻 깊다. 지난해 영화 '무영검' 사운드트랙에 참가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모스크바심포니 오케스트라(MSO)는 한국의 인기그룹 SG워너비와 함께 팝스콘서트를 연다. 개막공연으로 서울시 광장에서 펼쳐질 이번 공연에서 모스크바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SG워너비 외에 루드밀라 남, 로만 킴 등 고려인, 한국인 협연자들과 하께 러시아 민요에서 재즈에 이르는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다. 대중 음악 외에도 오페라, 현대 무용 등의 공연도 풍성하다.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는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므첸스크의 레이디 맥베스’가 공연된다.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국내 초연되는 이번 작품은 불륜ㆍ살인을 넘나드는 대담한 스토리와 에로티시즘으로 스탈린 시절 10년간 공연이 금지되기도 했던 문제작. 러시아 공연예술 최고상인 ‘황금마스크상’을 11번 수상한 헬리콘 오페라단이 공연하기에 더욱 기대된다. 그림자 극단 ‘뗀’과 첼랴빈스크 현대무용단의 공연도 열린다. 황금마스크상을 6회 수상한 바 있는 ‘뗀’은 ‘햄릿’ ‘돈 조바니’ ‘갈매기’ ‘백조의 호수’ 등 명작 오페라와 연극을 기지가 넘치는 그림자 무대로 각색해 세계 유수의 평론가로부터 ‘가장 혁신이다’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던 극단. 러시아 최고의 현대무용가로 평가받는 올가 포나가 이끄는 첼랴빈스크 현대무용단은 지난 2002년 ‘제5회 서울세계무용축제’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공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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