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지원 1조원중 5,000억 우선 지급채권단은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출자전환 규모를 당초 3조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대신 신규자금은 예정대로 1조원을 지원하되 기술력 유지를 위해 당장 필요로 하는 시설자금 5,000억원을 우선 지급하고, 운영자금 명목의 나머지 5,000억원은 추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단계별로 지급할 방침이다.
외환 산업 한빛 조흥 국민 신한 등 하이닉스 주요 채권은행 임원들은 17일 오후 긴급임원회의를 갖고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재정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가 기존에 제시한 채무재조정안을 재검토, 이 같은 내용의 수정 정상화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재 목표로 하고 있는 유상증자 5,000억원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한데다 분사 및 주식매각 등 하이닉스의 자구계획에 3,000억원 가량의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 출자전환 규모를 8,000억원 안팎 더 늘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 담보계좌에 묶여 있던 전환사채(CB) 인수자금 3,700억원의 용도변경으로 운영자금에 다소 여유가 생긴 만큼 채권단 결의를 통해 총 1조원의 신규자금 지원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하이닉스의 기술력 유지를 위해 필요한 5,000억원의 시설자금만을 우선 투입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일부 채권금융기관들이 하이닉스의 채무재조정안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함에 따라 반도체 D램가격 전망 및 기술력 등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수정된 방안이 제시됐다"며 "이 같은 안을 토대로 각 은행의 개별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조만간 채권은행장 또는 임원회의를 다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ㆍ신한 등 일부 은행들이 하이닉스의 정상화 가능성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면서 실사가 끝난 뒤 신규지원 규모를 재산정 하자는 입장을 고수해 완전 합의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