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국발 人災

전세계 주가가 동반 폭락하는 날 신문기사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있다.바로 '미국발 악재'다. 특히나 올들어 미국 대기업들의 부정회계 스캔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이 단어는 신문의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 요즘 유럽언론에서는 이와 유사한 '미국발 인재(人災)'라는 말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최근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등 중부유럽에 불어 닥친 몇 백년래 최악의 홍수사태 원인을 설명하는 말로 이 단어가 쓰이고 있는 것. 이 무슨 '생뚱맞은' 소리인가 의아해 하는 이도 있겠으나 이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나름대로 일리 있는 말로 들린다. 우선 이번 홍수사태의 원인으로 많은 과학자들은 과다한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인한 환경 파괴를 들고 있다. 기후변화, 아시아 연무, 엘니뇨 현상 등 이번 홍수와 관련한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심각한 대기오염이 기상이변을 불렀다는 데에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왜 미국으로 향하는 걸까?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가인 미국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의무에 '나 몰라라'란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한 질타다. 특히나 전세계 이산화배출량 중 30%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이 지난해 3월 지구온난화 억제를 위해 마련된 교토의정서 탈퇴를 선언한 환경 이기주의적 행태에 대해 홍수 피해국들로부터 원성을 듣고 있는 것이다. 하이데마리 비초렉 독일 대외개발 장관은 "이번 홍수는 지구 환경의 변화 때문"이라며 "환경 오염과 자연재해와의 관계를 부정하는 미 정부 관계자들은 눈을 바로 떠야 한다"고 비판했다. " 기상재해를 막기 위한 노력에 제동을 거는 사람은 그 자신은 물론 후손들의 무덤을 파는 격"이라는 녹일 독색당의 발언 역시 미국을 겨냥한 비난이다. 회계 부정 스캔들에서 비롯된 '미국발 악재'와 환경 이기주의로 인한 '미국발 인재'. 단기적인 이익에 급급해 장기적인 대형 재앙을 불렀다는 점에서 이 둘은 서로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다. 또 그 여파가 전 세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역시 이 둘의 공통점이다. 윤혜경<국제부>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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