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에는 최빈사망연령(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연령ㆍmode of age at death)이 90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청ㆍ장년기의 사람들은 사실상 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인데 한편으로는 '과연 다가오는 장수시대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오래 살게 되는 것만큼 사람들에게 좋은 일도 없지만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으로는 분명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 진정으로 행복한 100세 시대를 살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방해요소나 풍파에 대한 충분한 점검과 준비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에 조사된 '행복지수'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질이 OECD 국가 중 꼴지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지만 아직도 총체적인 삶의 행복 정도는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 얘기다.
은퇴준비도 마찬가지이다. 은퇴준비라고 하면 과거에는 보통 은퇴 후 생활비를 어떻게 마련하고 쓸 것인지에 대한 재무적인 준비만을 생각하기가 쉬웠다. 하지만 좀 더 길어진 인생을 살게 될 현대인들은 은퇴 이후의 일과 사회적 관계, 건강 등 비재무적인 준비까지도 함께 신경을 쓰지 않으면 행복한 100세 시대를 장담하기 어렵다.
그럼 각각의 사람마다 어떤 유형으로 은퇴준비를 하고 있을까 생각해보자. 은퇴준비를 위해서 재무적인 부분과 비재무적인 부분에 대한 균형감각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면 당신은 '금상첨화(錦上添花)형'이다. 가장 바람직한 은퇴준비 형태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유형은 많지 않다. 보통 재무적인 부분을 충실하게 준비하려는 사람들은 제법 되지만 비재무적인 준비는 미처 못 챙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인데 이러한 유형은 '천만다행(千萬多幸)형'이다. 그래도 재무적인 준비는 되어가고 있으므로 지금부터라도 은퇴 이후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몇 가지 다른 준비를 함께하면 되기 때문이다.
아마 거의 해당하는 사람들이 없겠지만 비재무적인 부분만 열심히 하고 있다면 '유명무실(有名無實)형'이라 하겠다. 비재무적인 은퇴준비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재무적인 기반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 역시 제대로 준비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현실에 치우쳐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면 '설상가상(雪上加霜)형'이다. 나중에라도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는 생각에 미룰 수도 있겠지만 길어진 인생을 위한 준비가 결코 짧은 시간에 쉽게 되지는 않는다. 더 안타까운 점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재무적으로나 비재무적으로나 준비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행복한 은퇴를 돈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할까. 다양한 분야에서 유명한 학자들이 행복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지만 결론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행복'이란다. 그러나 다행히도 행복은 그 값을 매길 수는 없지만 충분히 노력하면 누구나 얻을 수 있다. 안정된 삶을 꿈꾸며 은퇴자산을 마련해감과 동시에 몇 가지 노력을 병행하면 몸과 마음이 풍요로운 행복한 노후를 누릴 수 있다.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한 장수설계를 준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