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0월 31일] 환율안정 계기 마련한 韓美 통화스와프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로 그동안 우리가 취한 어떤 조치보다 외화유동성 위기 및 금융불안 해소에 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달러 발권국인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그 상징성으로 인해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 외환보유액(9월 말 현재 2,397억달러)보다 더 튼튼한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우리 금융시장과 경제의 건전성을 인정함으로써 그동안 일부 외국 언론과 금융사들이 제기해온 한국에 대한 부정적 분석과 위기론도 사그러들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우리 금융시장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달러 가뭄이었다. 외화유동성에 대한 의구심이 일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부도위험도를 나타내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너도나도 달러 확보에 나서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환율불안은 주가급락을 부추겼다. 신뢰가 무너지면서 덩달아 원화 유동성도 경색됐다. 이번 통화스와프는 금융위기 악순환의 첫 고리인 외화유동성 부족 우려를 불식시킴으로써 시장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통화스와프 효과는 30일 금융시장 상황이 잘 말해준다. 환율은 급전직하하고 금리도 크게 떨어졌으며 주가는 급등함으로써 모처럼 선순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물경제에의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해소되고 변동성이 줄어들면 정부와 통화당국의 정책운용 여지와 효과도 그만큼 커질 수 있으며 기업의 경영활동이나 가계의 소비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미국이 우리뿐 아니라 브라질ㆍ멕시코 등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신용경색은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이제 신흥국으로 전이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확산을 막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위기타개를 위한 국제공조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노력 끝에 이뤄진 통화스와프를 계기로 금융시장은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한데다 실물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이미 내놓은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시장상황에 따른 추가 대책도 마련하는 등 총력대응 체제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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