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투자자 최장 기간 순매수에도 시장 불안감 여전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반면에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는 아직 시장에 대한 신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16일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일방적인 국내 주식 매수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지난 8월 23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4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오후 2시 현재 순매수 규모는 1,035억원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는 동안에도 개인과 기관의 투자심리는 위축된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 8월 23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6,300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개인은 5조2,500억원어치, 기관은 5조2,975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의 순매도를 합하면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와 맞먹는다.

외국인이 자금을 강하게 투입하고 개인과 기관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내다 파는 역동적인 장세가 형성되는 것도 아니다. 이는 거래량과 거래대금 추이를 보면 알 수 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 일일 거래대금은 여전히 3조∼4조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4조5,000억원, 이달 들어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4조원에 그쳤다.


하루평균 거래량도 지난달 2억8,251만주, 이달 2억5,236만주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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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호황을 보인 지난 2011년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6조9,000억원, 거래량이 3억5천만주에 달한 것과는 대조된다.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긴 예탁금도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한국증권금융에 예치된 고객예탁금은 15조1,058억원이다. 이는 2011년 3월 14일(15조928억원)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더라도 시장 전반의 분위기 전환이 있지 않으면 코스피가 강한 상승 동력을 받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거래가 활성화되려면 기관이나 개인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데 지금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사고 나머지는 매도만 하는 모양새”라며 “이런 상황에서 주가지수가 강하게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금까지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갑자기 강한 매도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당분간 지수는 뚜렷한 방향성 없이 2,000선 근처를 맴돌 것으로 보인다.

임 연구원은 “지금처럼 개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는 외국인이 물량을 팔고 싶어도 못 판다”며 “약한 매수세를 보이는 지금 같은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로 코스피가 2,000선까지 올라오고 나서 방향을 굳히기보다는 교착상태를 보였다”며 “강한 대외 변동성이 생기지 않는다면 외국인이 급격히 매도로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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