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대기업 대형 프로젝트 규제 푼다] 수도권 규제 왜 당장 못푸나

지역균형발전 저해 부작용 우려<br>정치권·환경단체 등 반발도 부담

"기왕에 풀려면 확 풀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부는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다양한 족쇄들을 이번 대책에서 풀기로 했다. 족집게 식 규제 해소와 병행해 서비스ㆍ첨단기술 등의 분야로 민간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제도적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난 정부에서 입법화에 실패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재정을 재추진해 관광ㆍ의료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국내ㆍ해외 자금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이 같은 종합 대책들에도 불구하고 정작 기업들이 가장 원하고 절실해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는 이번 발표 내용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반발이 크거나 시일이 많이 걸리는 제도적 측면들은 이번 대책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수도권 규제완화도 일단 대책에 포함시키지 않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 대책을 당장에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수도권 투자를 옥죄는 주요 법안과 행정 규제로는 수도권정비법과 산업직접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한 법률(산집법),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자연보전권역제도 등이 꼽힌다. 특히 산집법은 수도권에서 건축면적 500㎡ 이상의 공장을 신축ㆍ증설ㆍ이전하거나 업종을 변경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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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규제는 당초 수도권 과밀화를 막고 상수원과 녹지 등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나 도리어 소규모 공장의 난립으로 인한 지역 난개발을 초래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는 게 경기도의 주장이다.

정부도 이 같은 부작용을 인정하고 있지만 자칫 지방균형발전을 저해할 수 있고 정치권 등의 반발이 예상돼 단기간에는 제도개선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수도권 규제해소의 조건으로 지방으로의 추가적인 권한이양과 독립세원 마련을 요구할 경우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정부 내부에서 일고 있다.

따라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책이 함께 마련될 때까지는 전면적인 수도권 규제완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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