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소비심리 사상 최악…내년 내수회복 난망

소비자기대지수 4년만에 최저치<br>경기기대지수 환란직후보다도 30포인트나 낮아<br>고소득층 소비심리 붕괴 우려 현실화

장기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악화되고 있어 경기회복의 관건인 내수회복이 내년 상반기까지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소비를 주도해야 할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사상 최악으로 추락하면서 당분간 경기가 되살아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는 86. 6으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0년 12월 기록한 82.2 이후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며 외환위기직후인 98년 12월의 86.7보다도 더 낮은 것이다. 소비자 기대지수가 100을 웃돌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이 현재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가구보다 많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가리킨다. 결국 이번 조사 결과는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비관론을 보여준 것이다. 올들어 소비자 기대지수는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하락세가 이어지다 9월에 반짝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10월부터 다시 떨어져 내년 경기회복의 관건으로 여겨지는 내수회복 기대감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11월 지수를 항목별로 보면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가 75.5로 역시 지난 2000년 12월의 64.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는 환란 직후인 98년 12월의 102.7에비해 무려 27.2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또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지수도 91.1로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으며소비지출, 내구재 소비, 외식.오락에 대한 기대지수도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못해 경기회복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소득계층별로는 그나마 올들어 90선을 꾸준하게 웃돌았던 월소득 400만원이상 고소득층의 기대지수가 88.7로 전달보다 2.7포인트나 추락하며 해당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도 20대의 기대지수가 94.4로 전달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나 나머지 연령층에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며 80대에 머물렀다. 아울러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 생활 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 평가지수도 지난달 62.8로 한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체감경기가 계속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6개월전과 비교해 현재의 자산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관적인 평가를 보여 주는 자산가치 평가지수도 주택.상가(90.3), 토지.임야(94.5), 금융저축(87.2), 주식. 채권(82.2) 등 분야를 막론하고 무차별적으로 하락했다. 또 6개월전에 비해 저축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의 구성비가 12.8%로 전달에비해 0.1%포인트 하락한 반면 부채가 증가했다고 밝힌 가구는 27.9%로 전달보다 1.2%포인트나 늘어나 소비지출 여력조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1년전과 비교해 가계수입의 변동을 나타내는 가계수입 평가지수도 81.1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입이 늘었다고 응답한 가구 비중은 15%로 올들어 가장 낮았으며 반대로 줄었다는 가구 비중은 39.3%로 연중 최고치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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