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필리핀, 내달 이라크서 철군키로

피랍인질 석방여부는 혼선

이라크 무장세력이 필리핀 철군을 요청하며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자 필리핀 정부가 이라크 내 자국 근로자들을 철수시킨데 이어 병력까지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철군방침 발표와 함께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던 인질이 여전히 풀려나지 못한 채 참수위협을 받으면서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곤경에 처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10일 대통령 대변인 성명을 통해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이라크에 파견한 51명의 군ㆍ경 병력을 주둔 종료시한인 다음달 20일까지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체병력이 이라크에 다시 파견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추가파병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당혹감과 함께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군 발표후 필리핀 정부는 이라크 무장세력에게 인질로 잡혀 참수위협을 받고 있는 필리핀 트럭운전수 안젤로 드라 크루즈가 풀려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몇 시간 후 무장단체는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를 통해 크루즈는 석방되지 않았고 필리핀 정부가 24시간 내로 철수의지를 증명하지 못하면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의 압력에 맞서 철군을 결정하고 인질석방에도 성공했다며 자축하는 분위기였던 아로요 정부는 대내외적으로 이미지가 실추돼 곤경한 입장에 처했다. 인질 석방이 성공하기도 전에 경솔하게 철군 조치를 발표해 오히려 인질의 생명시한만 단축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 필리핀내 반미이슬람 무장단체에 대한 아로요 정부의 미온적인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3,000만달러의 군사원조를 철회한 부시 행정부가 앞으로 차관공여거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필리핀에 보복조치를 내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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